소소하게 좋은 습관 하나 갖기(feat.금연 성공)
새해가 되면 매번 계획을 세우고 올해는 꼭 목표를 이루겠다 다짐하며 초반에 열심히 달려본다. 새해 계획의 단골 메뉴 중 하나는 금연. 새해 목표가 아니더라도 몇 번이고 이번엔 반드시 끊어본다 다짐하지만 가장 실패 확률이 높은 다짐이다. 분명 중독성이 없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이지… 나도 수많은 도전을 했지만 쉽사리 끊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금연은 그저 입버릇처럼 달고 살며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어 있었다. 언젠가는 끊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매번 도전하였다. 괜히 금연에 성공한 사람을 독종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자기 위안과 함께 도전에 실패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아무 성과 없이 시간만 보내던 3년 전 어느 날, 거창하게 새해 첫날부터 라든가 이번달 1일부터 끊어보겠다는 다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그날 하루는 담배를 입에 물지 않았다. 물론 전에도 며칠 동안은 참아본 적이 있어 이번에도 며칠은 괜찮겠다 생각하며 참아 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입에 담배를 물어본 적이 없다. 이렇게 쉬운 일이었단 말인가!
대단하고 특별하게 새해 다짐으로 세웠던 계획들 중에서 1년 동안 꾸준히 했던 일은 아마 내 기억에 없었던 것 같다. 운동을 해보겠다는 다짐도 취미생활을 만들어보겠다는 다짐도 3개월을 넘기기 힘들었다. 사실 그렇게 대단하고 특별한 목표들도 아니고 소소한 일들이었지만 끝까지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시작했던 금연은 거창하게 도전했던 예전의 것들보다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어떤 특별한 계기는 없었지만 소소하게 하루하루가 모여 거의 3년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담배 자체는 중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행동에는 중독성이 있었다. 담배는 습관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담배가 생각난다고 하는데 막상 흡연을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파블로의 실험처럼 그저 내 몸이 그렇게 반응하고 있던 것이다. 습관처럼. 그런데 반대로 금연도 습관이다. 하루하루 참다 보니 이제는 내 몸이 담배를 찾지 않는다. 요즘은 문득 내가 담배를 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흔히 이야기하는 이기는 습관, 지는 습관과 같이 우리의 몸에 관성이 작용한다. 크고 특별하게 습관을 들일 필요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하루하루가 모이면 된다. 관성처럼 나중에는 그 힘이 지속되는 것이다. 좋은 습관을 하나씩 만들어가면 올해의 끝자락에는 거창하게 목표했던 다짐들 중 하나는 내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도 어김없이 새해 다짐을 몇 가지 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올해 초 브런치를 시작하며 거창하게 목표했던 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 그 역시 지금까지의 내 모습과 같이 어느덧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는 것 같다. 습관처럼 하나씩 써 보고 해야 하지만 무슨 특별한 대작을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이 앞서 흥미를 잃어가는 것 같아 반성하게 된다. 그저 꾸준하게 하루하루가 모여 그렇게 좋은 습관이 되면 좋겠다. 올해의 목표는 글 쓰는 습관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올해도 금연 같은 좋은 습관 하나 체득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