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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ee Shyn Aug 07. 2018

일단은 걷기부터

운동을 평소 안한다면 걷기 부터

운동을 오래 동안 쉬었던 저의 체력은 그야말로 절망이었어요.

 

조금만 뛰어도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아프고 버거웠어요. 숨이 차 오르고 땀이 나는 그 느낌이 싫어서 운동을 망설이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번엔 꼭 달라지고 싶었어요.


다이어트 시작하고, 감량하다 다시 그만두고 감량전 보다 더 엉망이 된 YoYo+, 다시 시작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폭식하고 에라 모르겠다 YoYo++... 그 고리에서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작은 시작, 조금만 더 움직이자


그 동안 실패했던 제 다이어트의 시작은 늘 창대했습니다! 1년치 피트니스를 등록하고, 고가의 헬스기구도 사서 들이고, 200정 300정 하는 다이어트 먹는약, 마시는 약 바르는 약까지. 그러나 아름다운 마무리는 늘 만나본 적도 없이 흐지부지 되어왔지요.


이번엔 그래서 반대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은 욕심없이 시작해보자고. 사실은 반 포기 상태로 뭘해도 지금보다는 낫겠지라는 마음올 시작했어요. 일단 제일 중요한건 '포기하지 말자' 그거 하나만 해보자 라고 마음 먹었어요. 평소 움직이는 것보다 조금만 더 움직이고, 한숟갈만 덜 먹기로 시작하면서요.


평소 걷던 걸음수의 20%만 더 걷기


걸으려면 발이 정말 편한 신발이 필요해요!


부끄럽게도 저는 하루 5천 걸음도 걷지 않았어요.

자가용으로 출근을 하고, 회사업무도 늘 책상에서만 하는 편이라서요.


그래도 큰 결심! 걸음수를 늘리기 위해, 제일 먼저 회사에서 주시던 주차권을 반납했어요. 출퇴근 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적어도 삼천걸음은 걸어야 하거든요. 처음엔 버스정류장 걸어가는 것도 너무 귀찮았어요. 하지만 한 열흘정도 해보니 적응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느긋하게 차근차근 움직임 늘려가기


다음 단계로는 원래 타던 정류장에서 1~2개 뒤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기 시작했어요. 이건 오히려 처음 걷기 시작할 때보다 쉬웠어요. 그 다음 단계로 출근 혹은 퇴근길 전체를 걸어서 움직여 보는 것을 해 보았어요. 집에서 회사까지는 약 2.5km 정도 거리거든요. 그 다음단계로는 출퇴근 시간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걸음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조금 더 멀리 돌아서 다른 코스로 걸어가 보기도 했어요.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눈 딱 감고 딱 열흘만 움직여보고, 그리고 계속 할만하면 무리하지 않을 수준으로 목표를 늘려 또 딱 열흘 해보고, 중간에 힘들면 잠시 몇일 중단했다가 또 다시 시작해보는 식으로 조금씩 야금야금 걸음수를 늘려가기 시작했어요. 작은 목표 하나는 실천에 부담이 없어 어떻게든 하게되고, 열흘만 해보자 약속의 달성은 제 마음에 소소한 뿌듯함을 줬답니다. 어쨌든 지금은 하찮아 보이는 뚱뚱이의 움직임이지만, 길게 보면 언젠간 살이 빠지겠지~ 생각하며 천천히 한단계 한단계 나아갔어요.


걸어다니기, 계산해 보니 쏠쏠


일단 매월 들던 기름값이 1/4로 줄었답니다.


아이 등교를 챙기고 준비를 마치고 출근하고 오전에 회사 업무까지 하면서, 아침에 많은 에너지를 나름 쏟는 저에게는 마음속에 핑계가 하나 있었지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2km의 거리에 회사가 있었지만, '나는 피곤하니까!' 자가용을 타고 체력과 시간을 아껴야 한다.


그러나 왕복 5km 거리에 있는 회사까지 이동 시 운전해서 이동할 때, 아낄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0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어요. 아침에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되는 시간만큼이었지요. 주차하고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등의 시간이 의외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되었고요..


돈으로 계산을 해보니, 월 주차비 몇만원과 짧은 거리지만 기름값 몇만원,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생기는 감가상각 (운행기록은 조금씩이지만 계속 늘어나니깐)도 무시할 금액은 아니었어요.


부족한 운동량 채운다고, 헬스장에 가서 런닝머신에서 일부러 30분씩 걷는시간을 계산하면, '자가용으로 출근하고 런닝머신에서 운동한다고 걷는것' 뭔가 모순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답니다.


저는 주 5일은 그래도 하루 1만보 걸음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어요. 가끔은 버스정류장 2정거장도 걷고, 날이 시원하고 하늘이 예쁘다 하는 날은 정류장을 걷다가 그냥 집까지 주욱 걸어오기도 해요. 걸으면서 오늘 버스비 2100원을 아꼈으니 내일 모레 맛있는 커피를 사 먹어야지, 오늘 런닝머신 20분 걸었으니 집에서는 좀 쉬어야지 이렇게 돼지저금통에 동전 한개씩 저금하는 느낌으로 즐겁게 걸어보고 있답니다.



즐길꺼리를 찾아 걸어 보세요



저는 이케아에 가구를 보러 다니거나 예쁜 소품을 사는 걸 매우 좋아해요. 커다란 창고형 쇼룸을 걷고 걷고 걷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 즐겁게 많게는 4-5천걸음을 걷게 되기도 합니다. 가본적 없는 백화점이나 대형 매장, 전통시장이나, 대형서점을 찾아가 보기도 해요. 낯선 동선 때문에 더 많이 걷게 되기도 해요. 새로운 곳을 구석구석 구경하고 걸으며 탐색하며 구경을 하다 보면 제가 걷고 있는 것을 잊게 되더라고요. 꼭 출퇴근길이 아니어도 걷는 코스는 충분히 다양하게 만들어 볼 수 있답니다.



움직일 수록 기록과 보상을 쌓아가는 재미

 

매일 걷긴 하지만 얼마나 걷는지 내가 운동을 얼마나 한 것인지 알수가 없어서 심심하더라고요. 그럴때 도움이 되는 것은 만보계 체크 입니다. 만보계 기록은 저에게 부족한 운동량 체크와 동기유발을 주는 좋은 도구였어요.


#1. 앱 만보계



왠만한 스마트폰에는 건강앱 등을 통해 걸음 수를 체크할 수 있는 앱이 기본 설치되어 있어요. 스마트폰 기본 설치 만보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구글이나 앱스토어에서 '만보계','걸음수체크','보수계'로 검색하면 무료로 만보계를 다운 받아 설치할 수 있어요.


저는 아이폰 유저라 '건강앱'에서 자동으로 인식하는 걸음수를 활용했었어요. 걷기를 시작한지 한달 후, 조금씩 빠르게 걷거나 뛰기 시작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걸음수를 체크하기 위해선 항상 스마트폰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 워치를 알아보게 되었어요.


#2. 스마트워치, 그리고 애플워치


미밴드는 블루투스와 앱을 통해 걸음을 분석할 수 있어요.  

걷기를 조금씩 늘려가며 다이어트를 두달때 이어가던 시기, 지인을 통해 미밴드 1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만원 내외로 싸게 살 수 있어요) 비록 액정이 없어서 바로바로 제 걸음수를 확인할 수 없으나 앱을 깔고 동기화시키면, 밴드에 저장되어 있던 제 걸음수를 스마트폰에 옮길 수 있었어요.

애플워치, 그리고 운동앱


그리고 걷기와 운동을 시작한지 3개월 시점, 평소 같았으면 다이어트 포기 단계였을 그 시기, 애플워치를 구입했습니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살이 빠지기 시작하니 남편이 응원차 선물해 주었어요. 포기할락 말락 하는 시점 예쁜 핑크빛 워치가 생기니, 다시 운동할 힘이 생기더라고요.


애플워치는 제 운동량을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었고, 심박수와 고도, GPS를 통해 좀 더 섬세한 운동량 확인이 가능해요. 건강앱과 자동으로 연동되어 운동량을 분석해 주고, 운동량이 부족하면 부르르르 진동으로 알려주기도 했어요. 다이어트 10개월차에 돌입한 요즘도 저는 매일 애플워치 친구와 함께 운동을 하고 있고, 저는 아직도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고 가고 있어요.


#3. 운동도 게임처럼


나이키런, 왼쪽은 제가 조금씩 걸었던 기록입니다.


걷기와 빠르게 걷기, 가끔 뛰기를 시작하면서는  '나이키런'이라는 앱을 추가로 설치하게 되었어요. 주별 걷기나 달리기 미션을 달성하는 앱이고, 제 걸음수나 거리에 따라 앱을 함꼐 사용하는 분들과 경쟁을 하게 되는 앱이에요. 미션을 달성하면 뱃지가 주어지게 되고요. 제 몸을 움직여서 하는 일종의 게임인거죠. 이러한 소소한 재미 요소들도 걷기를 지속하게 하는 좋은 동기가 되었어요. 참, 나이키 런은 꼭 뛰어야 하는 앱은 아니어요. 걸어도 됩니다! 그리고 앱스토어나 구글스토어에서 검색해 다운 받을 수 있어요. 무료랍니다.


#4. 걷는데 돈이 생긴다고?


100걸음에 1원씩 적립해 주는 캐시워크


걸으면 실제로 금전적으로 보상을 해주는 앱도 있더라고요. 저는 운동하는 다른 친구를 통해 'Cash Walk'라는 앱을 설치해서 이용하고 있어요. 100걸음에 1원, 아주 작은 금액이지만, 열심히 걸어서 꾸준히 모으면 시원한 별다방 커피 한잔 또는 햄버거 세트 한개도 먹을 수 있어요. 1원씩 늘어나는 재미에 걷게 되는 마력이 있어요.



실내에서 기구를 이용한 짬짬이 걷기



요즘같은 기록적인 폭염의 시기에는 사실, 나가서 걷기가 쉽지 않아요.

나가기만 해도 숨이 턱턱막히는 이런 때 너무 오래 걸으면 일사병 걸려 쓰러지겠더라고요. 요즘 같은 시기, 저는 실내 걷기가 가능한 몇몇 가지 방법들을 생각해 실천하고 있어요. 가끔 밖에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추워서 걷기가 힘들 땐, 집에서 걷기 운동도 해 보세요.


#1. 요가매트에서 셰도우 러닝


두툼한 요가매트를 TV앞에 깔고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되더라고요. 익숙해 지면 30초는 가볍게 뛰고, 30초 정도는 복근에 힘을 주고 전속력 달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좋아요. 반복해서 뛰고 걷고를 5번 이상 반복하면 땀도 나고 숨도 차면서 조깅을 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TV를 보면서 뛰고 걸으면 지루하지도 않고요.


#2. 보수볼, 스테퍼에서 실내 걷기


매일 운동하기가 습관이 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두가지 도구를 집에 들였는데요, 반원모양의 보수볼(점퍼라고도 하죠)과 스테퍼에요. 보수볼은 처음 균형잡기 연습이 많이 어려웠는데요, 매트에서 걸을 때보다 균형감각을 키울 수 있고, 다리의 근육을 좀 더 쓸수 있더라고요. 폭신폭신 통통 거리는 느낌이 익숙해 지면, '방방이'에 간 느낌도 들어 재미있고요.


공간을 많이 차지 하지 않으나 운동효과가 좋은 도구로 저는 단연 스테퍼를 꼽아요. 최소 15분 이상 본인의 강도에 맞게 세팅하고, 10여분간 움직였을 때 땀좀 나네 시은 속도로 운동하는것이 좋더라고요.


최근에 저희 코치님이 운동 효과를 위해 스테퍼 운동시 그냥 걷지 말고 무릎을 구부리고 스쿼트 자세로 뒷꿈치에 힘을 주며 걸어보라는 조언을 주셔서 해보고 있는데, 허벅지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5분 하기도 힘든자세이긴 하지만)


검색포털이나 유튜브를 찾아보면 스쿼트, 스테퍼, 보수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법들과 전문 코치님들의 동영상도 많이 있으니, 찾아서 직접 해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걷다가 얻은 예상치 못한 마음의 선물


우연히 걷다가 발견한 멋진 산책로 @판교


걷기를 시작하기 전엔 제 혼자 생각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집에 가면 아이와 실랑이 밀린살림에, 회사에선 늘 멀티태스킹에 제 스스로를 볼 겨를이 없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15~30분을 걷게 시작하면서, 조금씩 스스로를 토닥이고 응원하는 제 자신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음악을 들으며 제 걸음걸이와 리듬에 집중하면서, 제가 해야 할일을 딱 덜어낸 '저 자신'을 오롯이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에요. 불필요한 감정적 찌꺼기를 안게 되는 날은 무조건 걸어요. 주변 걸어가는 사람들 얼굴도 보고, 나무도 보고 가끔 하늘도 보고, 볼을 스치는 바람도 느끼며 걷다 보면, 그 감정의 찌꺼기는 물에 씻겨나가듯 조금씩 엷어지다 나중엔 땀과 함께 사라지곤 한답니다.


저녁 걷는 시간엔 예전에 차 타고 지나쳐 버렸던 동네 작은 과일가게 반찬가게, 제가 좋아하는 화장품 가게나 과자가게도 들러보게 되었어요. 동네 구석구석에 맛있는 빵집과 반찬가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 또한 예상치 못한 수확이지요.




운동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거창하게 뭔가를 시작하려 하지 않아도 되요. 스포츠센터 연간 이용권을 끊거나, 고가의 운동기구를 사거나, 다이어트 약을 사거나... 나 스스로 보다 다른 도구에 압도되면 금방 지치거나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일단 찔끔찔끔 작게작게 일단은 할만한 것을 시도해 보세요. 대신 하루도 빼먹지 말고 일주일 그리고 한달은 일단 해보자고요. 그리고 익숙해 지고 자신감이 붙을 무렵 하나씩 운동기구나 프로그램 운동복이나 런닝화 같은 보상을 더해 가며 새로운 미션을 더해가 보세요. 조금 더 운동을 계속해 봐야겠다는 힘이 생겨난답니다.


우리모두 조금씩이라도 이제 움직여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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