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쉽게 가는 법이 없다

by 늘푸른

드라마 ‘나빌레라’(연출 한동화, 극본 이은미, 2021)의 장면 중 공감이 갔던 부분이 있었다. 주인공 ‘심덕출’의 손녀 ‘심은호’는 인턴쉽에서 점장에게 ‘C점’을 받아 정규직 채용에서 떨어졌다. 점장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점장의 논문까지 봐주며 노력했던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점장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따지던 ‘심은호’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노력했는데 다른 동료는 ‘A점’을 받아 합격했다며, 본인의 노력의 대가가 ‘C점’을 받은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거다.

드라마를 보고 예전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여 더 서글프게 느껴졌다. 예전의 나도 회사에서 역량평가가 있었는데, 계약직 직원이 나 포함 3명 이었다. 역량평가의 점수는 3명에게 A, B, C점으로 나누어 받아야 했다. 같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누군가 'A점‘을 받는다면, 다른 누군가는 ’C점‘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다. 역량평가의 점수에 따라서 급여의 변동이 되기 때문에 노력해야만 했다. 계속 낮은 점수만 받다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 했었다. ’A점‘을 받고 싶어 남들보다 늦게 퇴근하며 노력해서 ’A점‘을 한 번 받았다. 노력의 대가를 받은 것 같아 너무 기뻤다. 다음 번 평가에도 좋은 점수를 받기를 바라며 더 노력했다. 하지만 점수를 매기는 선배들의 눈은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았나 보다. ’C점‘을 받은 것이다. 최대한 열심히 노력했는데, ’A점‘을 받다가 ’C점‘을 받으니 상실감이 너무 컸다. 온 몸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내 한계가 여기까지 구나. 더는 앞으로 나아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힘을 더 쥐어짜기 힘들어 포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퇴사를 했다.

부당하든 그렇지 않든 매겨진 점수는 번복이 되지 않는다. 받아들일 수 없어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모든 일은 쉽게 가는 법이 없다. 세상은 나에게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힘이 들지만 그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래도 다시 한 번 부딪혀보면 된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테니까.

끝까지 있는 힘껏 부딪혔는데도 나아가지 못하고,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멈춰서도 좋다. 세상은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이 너무나 많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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