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

by 늘푸른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일은 참 감사한 일이다. 나는 그 동안 좋아하는 일로 직업을 정하기보다는 주어진 삶에서 내가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내 삶의 방향도 그렇게 찾아갔다.

전공할 학과를 정할 때에도 직업과 적성에 상관없이 정해진 성적에 따라 적당한 학과를 정해 학교를 다니다가 적성에 맞지 않고, 더 학업을 이어나갈 여유가 되지 않아 휴학을 하고 이곳 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도 배우고 사람들과의 인연도 하나씩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가보지 못한 길을 하나씩 가보며 나에게 맞는 길인지 찾게 되었다.

예전에 친구의 소개로 마트에서 계산 업무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었다. 처음 하는 일이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또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겁을 많이 먹었었는데, 좋은 선배를 만나 차근히 일도 배울 수 있게 되었고, 그 선배로 인해 학과를 다시 정해 학교를 다시 다니고 직업을 정하게 되었었다.

성격이 워낙에 내성적이라 사람들과 말을 잘 못 나누고, 쉽게 인연을 만들지 못 했었지만 선배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성격이 많이 외향적으로 바뀌게 되었고, 사람들과 일하며 어울리는 방법도 배우게 되었다.

선배의 책상은 항상 깔끔했다. 하루 업무의 일들도 순서대로 정리해서 체계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옆에서 배우는 나도 한눈에 이해가 쉽게 되어 금방 업무를 익힐 수 있게 된 것 같다. 선배의 좋은 점을 닮고 싶었고 멘토로 생각하며 선배의 후배로 남고 싶어서 선배가 다녔던 대학교도 입학해서 다니게 되었고, 직업도 정해졌었다. 지금은 그 직업은 그만두었지만 처음 만났던 선배는 20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일을 하면서 회사 동료, 직속선배를 좋은 사람으로 얻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뜻하지 않게 몸이 안 좋아지면서 마트 일을 그만두고 쉬는 동안 운동도 하고 자격증 공부도 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었다. 일을 그만 두려고 마음을 정했을 때에는 두려움과 앞으로 어떤 일을 또 시작해야 하는지 걱정이 많이 됐지만, 일을 그만둔 뒤에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으며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을 때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등산도 다니고 운동도 하며 체력을 길렀다. 일을 하며 몸이 많이 약해져서 위염도 자주 걸려서 고생도 했었고, 한여름 더위를 이기기도 힘들었었다. 쓰러지기도 해서 이러면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 했을 때는 운동을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하려고 노력했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잘 버틸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 삶은 내 선택으로 방향을 찾아갔지만, 흐르는 물처럼 이 곳 저 곳으로 흐르면서 사람들을 만나며 영향을 받으며 직업을 선택한 부분이 많았다. 친구의 소개로 마트 일을 시작하며 대학 전공을 바꾸고 직업을 선택 했을 때도 그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으며 컴퓨터 자격증을 하나씩 취득하고 사무직 일을 준비하고 있을 때 인터넷 구인 사이트의 내 이력서를 보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여 대리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을 때다. 대리점에서는 오랫동안 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좋은 조건의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 좋겠지만 길은 많다. 일을 그만두고 새로 시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프면서도 놓지 못해 아슬아슬 버티고 하루를 살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일은 다시 시작 할 수 있지만 내 몸은 하나뿐이다.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힘들 수도 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몸이 따라주지 못해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한다면 너무 안타깝다.

일을 하기 위해 나를 희생하지 말고 나를 위해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더욱 좋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내는 것이야 말로 잘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일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좋아해 보려고 한다. 나를 믿고 단단해 질 수 있도록 이 곳 저 곳에서 부딪치는 일을 겁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딪치며 힘들기도 하겠지만, 먼 훗날 예쁘고 멋진 모양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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