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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P디자인스토어 Apr 17. 2023

첫 마음을 간직하는 디자인

DDP브랜드상품 청년 디자이너를 만나다_2

2022 DDP 브랜드 상품 디자인 청년디자이너 공모전 주제는 ‘삶의 첫 순간에 필요한 디자인’이었다.

전문가 멘토링을 거쳐 선정, 완성된 ‘아키’ 펜트레이와 ‘일출’ 펜트레이를 DDP 디자인 스토어에서 선보이고 있는 두 팀의 젊은 산업 디자이너를 만났다.






DDP의 건축적 경험을 담다_ 이범석 디자이너


‘아키’ 펜트레이는 DDP의 형태를 직선으로 단순화한 데스크 오브제다. 펜은 물론 명함도 꽂을 수 있고, 클립이나 집게, 핀 등의 사무 용품을 끼워 두기에도 좋다. 현재 ‘랩엠제로’에 소속되어 친환경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이범석 디자이너는 ‘삶의 첫 순간에 필요한 디자인’이라는 공모전의 주제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디자인 회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명함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떠올렸다.


“책상을 정리한 후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명함을 꽂아 두고 무척 뿌듯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키 펜트레이가 그런 첫 순간의 설렘, 처음의 다짐을 상기시킬 수 있는 물건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키는 ‘건축’이라는 의미의 ‘architecture’에서 따온 이름이다. 표면의 타공과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등의 외적 요소뿐 아니라 제품을 통해 실제 DDP 건물 사이를 걸을 때 마치 협곡을 지나는 것 같은 건축적 경험까지 담아내려 했다. 아키 펜트레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빈 공간이나 이음새, 미묘하게 어긋난 각도 등 흥미로운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주변 사물에서 받은 영감을 디자인 스토리로 풀어내는 것을 즐기는 이범석 디자이너는 디자인한 제품을 양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겨 DDP 청년디자이너 공모전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제품 콘셉트가 모호했는데 전문가 멘토링과 제작 업체와의 논의를 통해 콘셉트를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었다. 몰랐던 부분을 미리 공부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문가 멘토의 모습에서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직장 일과 개인 작업을 병행하면서 힘에 부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전문가 멘토께서 해결책을 제시하며 계속 이끌어주셨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발로 뛰면서 겪었던 것들이 앞으로 디자이너로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이범석 디자이너는 DDP 청년디자이너 공모전에 참여하려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자기 한계를 느끼거나 위기의 순간을 맞을 겁니다. 그럴 때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전문가 멘토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마음만 꺾이지 않는다면, 분명히 완주할 수 있을 겁니다.”






새해 첫 결심을 오래오래_ 김경민, 김산하 디자이너



“해가 바뀔 때마다 계획을 세우고 자신에게 다짐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마음이 곧 휘발되곤 해요. ‘일출’ 펜트레이는 그런 다짐을 더 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디자인입니다.”



김경민(왼쪽), 김산하 디자이너  



두 개의 산봉우리가 겹친 풍경을 가로로 길게 늘인 듯한 일출 펜트레이는 하단에 인쇄된 눈금으로 18cm 길이의 자로도 활용할 수 있는 데스크 오브제다. ‘새해’를 해가 떠오르는 산봉우리로 표현했고, 새해 결심은 으레 어딘가에 적어두기 때문에 펜을 꽂는 펜트레이라는 용도를 생각했다. 책상에 새해 결심을 적은 펜이 있다면, 늘 올해의 목표를 떠올리며 살 수 있을 테니까. 그 펜으로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적어나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일출 펜트레이를 함께 디자인한 김산하, 김경민 디자이너는 같은 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친구 사이다. 추진력과 계획성이 좋은 김경민 디자이너가 제품 콘셉트를 기획하고, 꼼꼼한 성격인 김산하 디자이너가 컴퓨터 작업과 제품 마감 등을 맡았다. “양산 제품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제품 기획부터 완성까지 아주 많은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각자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눠 진행한 덕분에 수월하게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두 디자이너가 DDP 청년디자이너 공모전에 참가한 이유는 디자인의 제품화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작 과정에서 전문가 멘토링과 비용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결심을 굳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단순한 형태라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제품화를 위한 수정 작업이 정말 많았다.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등 제작 공정에 맞춘 수정이 필요했고, 제작 업체에서 의도한 색상과 다른 시제품을 보내오기도 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일출 펜트레이는 초기 아이디어 스케치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장 큰 변화라면 해가 떠오르는 산을 연상시키는 초록색과 함께 DDP를 상징하는 은색 제품을 추가한 것 정도. 두 디자이너는 처음의 아이디어를 밀고 나가는 데 전문가 멘토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완성품을 만들 때까지 수많은 형태를 시도해 봤어요. 그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 멘토께서 처음의 형태가 제품 콘셉트와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죠. 확신을 심어준 부분이 가장 감사해요.”






아직 자신을 산업 디자이너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쑥스럽다는 김경민 디자이너는 설명서 없이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가구 디자인 회사 프레이머에서 일하는 김산하 디자이너는 앞으로도 산업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즐겁게 배우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디자이너가 되기를 바란다.
이들은 좋은 산업디자인의 예로 재스퍼 모리슨이 무인양품을 위해 디자인한 ‘적층식 의자’를 들었다. 마치 산을 오르다 바위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쉬었다 가듯 공간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않지만 누구나 가서 앉을 수 있는, 부담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디자인. 일출 펜트레이 역시 그렇게 수많은 책상 위에 놓여 오래도록 쓰이는 제품이기를 기대한다.





글 | 정규영
사진 | 김재형

출처 | DDP디자인스토어


※ 본문은 DDP디자인스토어 D-Magazine에서 발행한 인터뷰입니다.

https://www.ddpdesignsto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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