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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니 Jul 14. 2023

상상 더하기

 신, 인간, 알

우리가 아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뿐이다 패자들의 재능을 칭찬하는 이야기 또한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정복했다는 위대함을 찬양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다윈주의 바탕을 둔 역사관을 우리에게 주입시켜 왔다 가장 개화한 문명인들은 종종 가장 난폭한 자들 때문에 멸망해 왔는데 어째서인지 트로이인들을 목마작전의 한낱 속임수로 속인 오디세우스의 잔꾀는 찬양을 받고 있다



인간의 역사에서 또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미래를 제어하고자 하는 인간의 성향이다 이런 성향은 아마도 신석기시대에 농업에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미래의 수확을 예상하며 씨를 뿌렸고, 미래에 대한 의식과 함께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언어가 생겨났으며, 예측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과학 기술이 필요했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신이 필요했으며, 과학 기술이 미래를 더욱 잘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신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기상학자, 미래학자,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모든 사람들이 신을 대신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신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신이 이런 신을 대신 할 수 있는 인간을 보면서 자기가 존재하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떤 세계를 창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신이 없는 세계일까?



이 세계에서 알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이다 밖으로

오는 힘에서는 어미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안으로 오는 힘에 대해서는 새끼가 쉽게 깨고 나올 수 있을 만큼 약하다 알속에

공기주무니는 새끼가 짧은 몇 초 동안 숨 쉴 수 있도록 해주면서 알을 깰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알은 세계의 여러 신화에서 여명의 상징이자 황혼의 상징이다 고대 이집트, 오르페우스 밀교의 신화, 힌두교, 중국신화의 거인 반고, 유대교에 모두 등장했다 무덤에 달걀을 넣으면 죽은 자가 저승에서 힘을 준다는 애도 방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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