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충격을 넘고, 새로운 일상 속으로/ 대가리 꽃밭을 벗어나
타이틀: 영국 역이민의 끝없는 적응기: 내면의 변화와 그 증거/대가리 꽃밭을 벗어나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처럼' 살기 위한 실천 전략
부제: 문화충격을 넘고, 새로운 일상 속으로
해외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이 익숙하고 편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큰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 역문화충 격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화충격이 반대로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는 고향으로 돌아온 안도감과 기쁨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변했음을 느끼고 주변 환경도 예상과 다르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겪으며,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W-곡선 모델에서도 잘 설명된다. 적응-충격-재적응의 단계를 거치며, 이는 단순히 익숙한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적응 과정임을 보여준다.
나는 서울에서 영국으로 결혼 후 이주해 잘 적응하며 살았다. 그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서울이 아닌 제주도였다. 제주도는 서울과는 다른 문화와 생활 방식이 있었다. 서울처럼 일상생활이 편리하지 않았고, 제주도만의 고유한 문화와 규범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제주도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딸의 교육 문제로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고, 또다시 영국의 변화된 문화와 적응을 해야 했다.
내 문화적응은 W곡선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역문화충격을 경험하며 끝나지만, 나는 서울에서 영국으로 결혼해 잘 적응하고, 제주도로 가서 다시 그곳의 문화에 적응하며, 이제 또 영국으로 돌아온 상황이다. 이렇게 여러 번의 문화적 이동을 겪으며, 내 적응 과정을 W-곡선 모델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내가 느끼는 변화는 그저 단순한 적응을 넘어, 여러 문화가 얽힌 복잡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후, 겪었던 문화 충격은 또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특히, 영국의 사회 시스템이 과거 13년보다 더 퇴보한 모습과, 그에 비해 테크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하던 일을 기계로 대체한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원래 다운그레이드된 삶이 업그레이드되면 적응하기 쉬운 법이다.
예를 들어, 1970-80년대 한국이 후진국이었을 때 미국으로 떠난 많은 한국인들이 선진국의 삶에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에는 여전히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처럼 한국이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이미 진입한 사람에게, 영국의 퇴보한 사회는 너무 큰 충격을 주었다. 예전처럼 일상적인 일을 사람들이 처리하던 방식이 이제는 인공지능과 기계들로 대체되고 있었고, 나는 기계에 익숙지 않아서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매우 힘들었다.
또한, 운 좋게 최상의 생활시설을 누리다가 다시 현실적이고 퇴보한 생활기반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아주 작은 예로, 키친에서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을 쓰다가 가스레인지와 오븐을 써야 했는데, 가스 냄새를 맡을 때마다 너무 역겨웠다. 물론 바꾸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려면 오래된 키친을 뜯어고쳐야 한다. 내 지인은 이번에 약 6천만 원을 들여 키친을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끝이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결국 죽을 것 같았던 영국에서의 역이민 생활도 어느덧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이제 겨우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인간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신체도 함께 망가진다고 들었다. 오늘 급하게 치과에 다녀왔는데, 1년 6개월 전만 해도 한국에서 멀쩡했던 잇몸이 많이 소실되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그래서 스페셜리스트에게 보여야 한다고 했다. 신경 치료를 새롭게 받아야 하는데, 대충 300만 원 정도가 들 것 같고, 치료가 되더라도 상공 가능성이 반반이라 안 되면 뽑는 돈까지 포함해 70만 원을 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제기랄!무슨 신경치료하나 하고 발치하는데 370만원이냐고! 이야기가 옆으로 새었다.
죽을힘을 다해 버티다 보니, 그나마 이제 조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숨쉬기조차 힘들었었다.
문화적 적응의 의미
이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문화적 적응은 단지 외부 환경에 대한 적응만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변화들이 내 내면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매번 새로운 문화에 적응할 때마다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들어가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혼란과 갈등은 내가 만일 40대였다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60이 다 된 나이에 여전히 부모로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는 가운데, 그 변화가 성장촉진제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 정체성을 다시 찾아가야 하는 과정에서, 변화는 오히려 부담이 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을 겪고 있다.
나의 적응을 보여주는 심리적인 긍정적 신호들
그렇다면 내가 영국으로 돌아오며 경험한 문화적 적응의 증거는 무엇일까?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변화들이 내 적응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다. 그동안의 어려움과 불안을 조금씩 극복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나의 심리적, 신체적 변화들을 몇 가지 나열해 보자.
일몰 후 밤길을 걸어가서(특히 우범지대인 동네를 지나서) 중국음식을 사 오는 것
예전에는 어두운 길을 걷는 것이 두렵고 불안했지만, 지금은 밤늦게 중국집에 가서 테이크아웃 음식을 사 오기도 한다. 걸어서 2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중국집이 있는데, 그곳까지 혼자 걸어가서 음식을 사 오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 작은 변화가 내가 얼마나 더 이상 낯선 환경에 겁먹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으슥한 골목길을 지나갈 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면 두려움보다는 누가 오는지 확인하게 된다
예전에는 누군가 뒤따라오면 불안해하며 움츠러들었고, 빠른 걸음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제는 발소리가 들리면 휙 돌아서서 누가 오는지 확인한다. 그만큼 불안한 마음이 덜해지고, 그 상황을 직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딸의 일몰 후 귀가에도 불안감이 덜하다
예전에는 딸이 학교 행사나 친구들과 만난 뒤 돌아올 때 항상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런 불안감이 덜하다. 딸도 점차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이 더 여유로워졌다는 증거일 것이다.
무단횡단을 자연스럽게 한다
영국에서는 교차로를 건널 때 자연스럽게 왼쪽을 먼저 보고, 때로는 양쪽을 다 확인하며 무단횡단을 한다.
영국은 보행자우선주의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스스럼없이 무단횡단을 하곤 한다. 이 작은 행동은 내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이전에 느꼈던 두려움이나 불안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화로 영국 사람들과 대화할 때 더 이상 어리바리하지 않다
예전에는 전화 통화나 대화에서 영국 사람들을 상대할 때 긴장하거나 어리바리했던 내가, 이제는 그런 불안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더 이상 언어나 문화에 대해 떨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한다.
우범지대도 걷게 되었다
예전에는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우범지대는 낮에도 가기 꺼려졌지만, 지금은 낮에는 문제없이 그 지역을 지나갈 수 있다. 물론 밤에는 여전히 피하는 것이 좋지만, 그만큼 내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 모든 변화들은 내가 문화적으로, 심리적으로 영국에 재적 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증거들이다. 겪었던 문화적 충격을 딛고, 이제는 그 문화 속에서 내 일상과 마음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내 문화적 적응이 이루어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나는 나 자신을 분석해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하고, 책을 보고, 리서치를 했다. 그리고 원인과 결론을 내렸다.
첫째, 나의 소명 때문이다.
지극히 높으신 그분을 알아버렸다. 그래서 그렇게 살았다. 그리고 나의 본성의 장점으로 살았다. 그 덕에 나는 순수하고 착하게 살았지만, 결과적으로 재정과 노후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둘째, 8W7 유형의 한계.
8W 7은 강한 리더십과 추진력, 감정적 강도를 가진 유형이다. 하지만 때로는 7번 날개의 낙관적이고 즉흥적인 태도가 과도하게 나타나며, 이로 인해 '대가리 꽃밭'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가 있다. 이 유형은 강한 추진력은 있지만, 세부적인 계획이나 현실적인 제약을 간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냉철한 계획과 균형 잡힌 사고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미루는 습관 줄이기
어려운 일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실천 가능하게 만든다.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서류 정리나 온라인 학습을 10분씩 시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메일 답변을 정성을 다해 쓰지 말고, 아주 간단하고 사무적으로 쓸것.
최선을 다하려 하지 말자.
서류 정리나 기술 학습을 하루에 딱 10%만, 10분만 해보자.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말고, 일단 대충 시작해 보자. 혹시 나중에 필요할까 봐 보관하려고 하면, '나중에 찾을 방법이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냥 버려보자.
스마트폰 중독 끊기
하루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하며, 집중력 있게 하루를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을 의식적으로 멀리 한다.
착한 마음과 동정심 버리기
마태복음 10장 16절의 말씀처럼, "그러므로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
그동안 비둘기처럼 순수하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야한다. 아마도 이것이 나에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나 자신을 인식시키고자 한다.
에니어성격검사유형 8W 7이 에니어그램 5번처럼 행동하기
8W 7은 강한 리더십과 추진력, 감정적 강도를 가진 유형으로, 때로는 과도한 동정심이나 지나친 착한 마음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에니어그램 5번은 냉철하고 분석적인 성향을 지니며, 자신의 감정보다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행동하려 한다.
따라서, 에니어그램 5번처럼 행동하라는 말은,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고 실용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는 의미이다. 8W 7은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지만, 5번처럼 차분하고 분석적인 사고를 통해 더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착한 마음과 동정심을 버리고, 감정을 배제한 채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자. 그렇게 하면 더 지혜롭고 전략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것일 수 있다. 할 수 있을까? 그동안 평생 나의 습성이 바뀔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지만, 그래도 해보자.
할 수 있다!
2025년 1월부터 해보자.
가난을 벗어나는 첫걸음을 떼어보자. 특히, 정신적인 가난을 벗어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