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밥차

by 김화연


김화연



돌멩이 하나씩 들고 사람들

대구 두류공원 네거리에 줄 서있다

일찍 일어난 허기는 앞줄에

늦잠 잔 허기는 뒷줄에서 돌멩이를 들고 있다.

이 거리의 가상화폐는 돌멩이와 나뭇가지

찬 발등에 남루를 걸친 절뚝이는 발

소한의 바람을 녹이는, 군침

점심 한 끼를 기다리는

모나고 깨진 돌, 흩어진 나뭇가지

공원 모서리를 서성이는

애써 태연한 척하는

내일이 없는 바람, 바람들이

아침 햇살과 손잡고 있다

돌멩이와 나뭇가지는

찬바람에 얼어붙고 나뒹굴어도

공복인 아침의 문을 열고

몇 개 없는 이빨사이에

오늘도 긴 줄을 이탈하지 않고 묵묵히

뜨거운 국물과 밥을

신앙처럼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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