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증언하는 방식

by 김화연



김화연



나무들이 해를 증언하는 방식은

반짝이는 초록들이다

가뭄은 말라버린 저수지의 물 눈금으로

서서히 바닥과 가까워지는

수심으로 증언한다

선한 눈으로 아침을 여는 햇살은

구름 한 조각과 바닷물 색깔에 따라

생김새와 느낌이 서로 다르다고 증언한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는 해의 방식

돌고 도는 지구본엔 아침 햇살과 저녁노을

그 중간에는 갸우뚱거리는

구름의 의문이 섞여 있긴 하지만

찡그리는 눈빛이나 챙이 달린 모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일들은 태양의 위치를

저의 몸에 새기길 좋아하는 존재들

푸른 사과는 햇살에 따라

붉은 사과가 되고

햇살을 먹고 사는 얼굴들은

국경선의 각도에 따라 다른 언어들을 뱉고 있다

지구에 살고있는 대부분의 생명들은

다 태양의 증언으로

아침 점심을 먹고 있다

나이테와 과일 맛 그리고

저수지의 물이 태양을 증언하는 방식으로

사람은 고단한 노동을 실천한다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발표지원 선정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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