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놀이동산 최애 놀이기구가 바이킹이었다. 서른 살 이후로 놀이동산에 가도 아이 위주로 다니다 보니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본 적이 거의 없었다. 아들과 타본 제일 스릴 넘쳤던 놀이기구는 360도로 돌지는 않지만 엄청 빠르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롤러코스터가 전부이다. 그걸 탔을 때도 좀 무섭기는 했지만 탈만 했다.
그런데 아들이 커서 거의 10년 만에 유아용이 아닌 진짜 바이킹을 함께 타보게 되었다. 기다리면서 아들이 바이킹이 높이 올라가는 걸 보고 엄청 놀라 했다. 나는 예전에 좋아했던 터라 그다지 긴장되지는 않았다.
우리 차례가 되었고, 진짜배기 바이킹을 처음 타보는 아들을 배려하여 중간에 앉았다. 바이킹이 움직였고 한 4~5번 왔다 갔다 할 동안에는 아들도 만세를 하며 즐기는 듯했다. 하지만 점점 더 높이 올라갈수록 무서웠는지 눈을 질끈 감고 손잡이를 꼭 붙잡았고, 나는 그런 아들 어깨를 한쪽 팔로 감싸 안아주었다.
그러다 높이 올라가는 순간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고소공포증이 없는 나도 갑자기 고소공포증이 생긴 것처럼 공포가 몰려든 것이다. 그래서 나도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어서 내려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바이킹이 이렇게 무서운 놀이기구였던가... 가능하면 맨 뒷자리에 앉고 싶어 했던 나였는데 중간자리에 앉아서도 이렇게 무서워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중간자리는 안 무서울 거라고 확신하고 의기양양하게 탔는데 내려와서 뱃속에 장기가 다 굳은 것처럼 느껴졌다. 진짜다. 위가 굳어서 살짝 아픈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점심 먹고 혹시나 해서 가지고 온 구역, 구토, 복통에 먹는 소화제를 한 알 먹었다. 놀이동산에서 오랜만에 무서운 걸 계속 타면 구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비상용으로 소화제를 가지고 왔는데 그걸 겨우 바이킹 한 번 타고 먹을 줄이야......
바이킹이 무서워지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