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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페이스페이는 삼성페이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결제의 새 얼굴에 도전하는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시장 도전기

by 버즈빌

본 아티클은 버즈빌에서 진행한 내부 스터디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작성되었습니다. 앞으로 버즈빌 스터디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더 많이 꺼내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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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결제의 새 얼굴'이라는 호기로운 문장을 앞에 달고, 토스가 페이스페이가 정식으로 출시했습니다. 'The Power of Face'라는 이름으로 오리지널 필름을 제작하기도 했고, 결제의 새얼굴이라는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까지 펼쳤습니다. 핸드폰도 필요없는 간편한 결제를 꿈꾸는 페이스페이는 압도적으로 편리한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토스의 다짐이 오롯이 보이는 제품이죠. 워낙 파격적인 결제 방식인만큼 출시 이전부터 출시된 지금까지 시장의 반응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편리하다는 반응부터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보안에 대한 걱정까지 페이스페이를 둘러싸고 이런 저런 목소리가 들리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토스의 페이스페이가 꿈꾸는 새로운 방식의 결제, 그리고 이를 대비하는 토스의 이야기를 살짝 풀어보려고 합니다. 맥락도 내용도 다양하기 때문에 천천히 정독하시길 권장합니다!


카메라만 쳐다보면 바로 결제가 된다고요?

맞아요. 단말기에서 얼굴을 인식하고 나면, 연결된 내 계좌에서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토스 페이스페이가 선언한 새 시대의 결제 방식이죠. 갤럭시 유저들의 무한한 지지를 받고 있는 삼성페이가 '지갑이 필요 없는 시대'를 열었다면, 토스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스가 전에 없던 결제 방식을 만드는 이유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로 해석할 수 있어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페이코 등 간편결제 서비스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결제 시장과 달리,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삼성페이만이 홀로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요. 토스는 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Q. 기존의 결제 방식과 비교했을 때, 페이스페이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꺼내지 않는 자유요. 지갑도, 카드도, 스마트폰도 필요 없는 결제. 집 앞 편의점 갈 때 결제 수단을 두고 와 다시 되돌아갈 필요가 없어요. 얼굴을 놓고 오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얼굴은 잃어버릴 염려도 없죠."

-페이스페이가 그리는 결제의 새 얼굴, 토스(25.09.26) 중 일부 발췌


기회는 발견했지만, 얼굴 인식에 대한 세상의 우려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토스도 오랜 시간 철저하게 준비해야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것을 시장에 안전하게 안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처음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할테니까요.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져나가는 건 오래 걸려도 안좋은 소식은 SNS와 언론을 타고 삽시간에 퍼지는만큼 토스는 기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안정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토스가 처음은 아닙니다.

얼굴 인식이라는 기술에서 가능성을 엿본 건 토스 이전에도 여럿 존재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2024년 3월 경희대학교 캠퍼스 내 학생식당, 카페 등에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활용한 안면인식 결제 기능을 제공했습니다. ([팩플] 안면인식 결제 뛰어든 네이버페이…관건은 ‘거부감 해소’) 또 신한카드는 네이버페이보다 훨씬 전인 2019년부터 페이스페이를 한양대학교, 홈플러스 일부 지점에서 제공해왔어요. (신한카드, 대형 유통점 최초 ‘신한 페이스페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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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네이버페이와 신한카드 모두 시장에 안착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그 뒤로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는 않고 있어요. 두 거대 금융사 마저도 얼굴 인식에 대한 보안 우려라는 고객들의 문제는 물론, 기존 단말기가 아닌 안면인식이 가능한 신규 단말기 보급이라는 업주들의 문제도 뾰족하게 해결해주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고객들의 얼굴 정보를 얻으려면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하지만 고객들이 선뜻 제공해줄리 만무했죠. 사람들이 많이 쓰지도 않는 기술을 위해서 지금껏 잘 쓰던 단말기를 업주들이 교체할리도 없었습니다.


토스는 이런 장애물들을 살펴볼 기회가 다행히 존재했고,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며 어려움을 타개해나갔습니다.



허들 1. 업주 설득하기

토스플레이스가 단말기를 보급하기 위해, 다시 말해 업주를 설득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업주들의 가려운 부분 긁어주기였어요. 자영업자들이 기존 PG사를 사용하면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제품 차원에서 최소화해주면서, 경쟁사와의 비교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영업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기존 15일까지도 소요되던 정산 주기를 5일로 줄였습니다.보증보험 가입이라는 막막한 과제를 토스페이먼츠가 무료로 가입하도록 도와주고, 최대 2주까지 소요됐던 전자결제서비스 계약을 평균 3일로 줄여주면서,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 자영업자들이 혼자 해내야했던 업무들을 토스플레이스가 다방면으로 지원해주었습니다.


a8c7f9a5-c2ca-4175-a995-3069170aec41?&w=3840&q=75 토스페이먼츠의 정산 주기


또 무엇보다 영세 소상공인이나 중소업체들의 수수료를 주요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어요. 기존에는 개별적으로 구매해서 설치해야했던 결제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돈 한 푼이 아쉬운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친화적인 정책을 제공한 거죠. 또 젊은 업주들은 고객 친화적인 UXUI를 가지고 있는데다 기존 토스라는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 사서 단말기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체 사업자 중에서도 개인 사업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토스페이먼츠는 소비자들에게 단말기를 훨씬 더 금방 친숙하게 만들 수 있었어요.


그 결과 지난 2월 토스플레이스 단말기 설치 가맹점 10만 곳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전국 20만 곳을 돌파했습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토스플레이스의 단말기를 도입한 가게들을 상당히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토스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세종시, 대전시 등 주요 도시에서의 설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업주를 설득해 단말기를 보급하는 과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어요. 남은 건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허들 2. 고객 설득하기

토스가 고객에게 증명해야 하는 메시지는 2개였습니다. 얼굴 인식의 편리성과 안전성인데요. 삼성페이나 카드결제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안착되려면 소비자들에게 그만큼 강력하게 편리성을 입증해내야하고, 기존의 플레이어들이 넘지 못한 안전성을 넘어야만 사람들의 멀어지는 마음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페이의 안전성

토스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역시 안전성입니다. 보안에 대한 투자를 업계 평균 대비 2~3배 높게 이어가고 있고, 라이브니스 기술(사진·영상과 실제 사람 여부를 구분하는 기술), 페이셜 레코그니션 모델(얼굴 변화와 유사 얼굴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기술),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실시간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부정 거래를 즉시 차단하는 탐지 시스템), 외형 변화 감지를 위한 대량의 데이터 학습 등을 수천 번의 테스트를 진행해 어느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가장 민감한 얼굴 정보를 서버에 직접 저장하지 않고 암호화하여 별도 서버에 저장한 후 원본 데이터를 파기함으로써 유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낮추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없던 방식의 기술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개인정보 보호법 적용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 방안까지 점검해 사전적정성까지 검토를 마쳤다고 해요. 토스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법적, 기술적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마련해둔 셈이죠.


이 밖에도 토스는 출시를 앞두고 페이스페이 서포터즈를 모집하기도 했는데요! 3월부터 약 5개월간 35만 명의 서포터즈를 모집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결제 경험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수집했습니다. 그 덕분에 훨씬 더 안정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페이의 편리성

이렇게 안전성을 마련했다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편리성에 대한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했죠. 토스는 상당히 재밌는 방법을 통해 얼굴 인식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자 했습니다. 바로 전생 찾기 이벤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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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얼굴을 토스에서 등록하고 나면, AI를 활용해 전생 프로필을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죠. 서비스 사용을 위해 거쳐야만 하는 긴 퍼널을 금전적 보상 없이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였어요. 또 동시에 최대한 많은 유저를 사전 신청 단계에서 확보하기 위한 이벤트이기도 했습니다. 심리적인 지점을 건드린 이 전생 찾기 이벤트는 크게 성공했습니다. 테스트 대기 인원이 7만 명을 넘었고, 참여자 중 70%가 주변에 결과를 공유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어요.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얼굴 인식 시장에 진입하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토스는 이를 기점으로 소비자들 삶 속 더욱 가까운 곳에서 얼굴 인식 서비스를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이브, 놀유니버스와 손을 잡고 콘서트용 '얼굴 패스'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예요. 작년 투어스 팬미팅이나 세븐틴의 콘서트에서 실제로 얼굴 패스를 활용해 입장을 하도록 했고, 지난 해 12월에는 공항에서 탑승권과 여권을 등록하고 나면 얼굴 인식만으로 출국장을 나갈 수 있는 스마트패스까지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토스는 얼굴 인식이라는 시장을 여행과 콘서트라는 일상적인 영역에서 접하도록 하면서, 훨씬 더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키우려고 하고 있죠.


이렇게 얼굴 인식 기술을 더욱 친숙하게 만드는 시도 후에, 자연스럽게 페이스페이라는 결제까지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려는 수를 던집니다. 바로 팝업스토어죠. 토스는 GS25와 손을 잡고 성수 한복판에서 '토스 페이스페이 팝업 스토어'를 런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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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페이스페이 팝업스토어는 3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약 2주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전국에 도입된 단말기가 2월에 10만 대를 돌파했으니 토스 입장에서는 단말기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판단했을 거예요.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통크게 마련했어요. 페이스페이에 대한 체험도 체험이지만, 아예 페이스페이 등록 후 결제 시 1만원을 할인해줬거든요. 이 할인 금액 때문에라도 페이스페이를 등록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토스 굿즈까지 편의점에서 판매했고, 현장 등록을 지원하면서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이 팝업스토어에 방문하도록 유도했어요. 저도 다녀와보고서 페이스페이를 등록하게 됐고 실제로 이용까지 해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토스의 노력이 빛을 발한 덕분일까요? 지난 9월 2일 정식 출시와 함께 토스가 밝힌 바에 따르면, 페이스페이의 가입자가 4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해요. 한달 내 재사용률도 60%에 육박한다고 하니, 이전 플레이어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0월에는 일부 은행권에서 토스의 페이스페이와 제휴를 맺고 자사 계좌를 연동하기 시작했어요. 페이스페이의 접근성이 훨씬 더 높아지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고, 그렇게 페이스페이에 대한 경험이 조금씩 안착되다보면 토스의 2026년 100만 개 매장 도입이라는 목표가 그리 허황된 목표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갈 길도 멉니다. 전에 없던 경험인만큼 소비자들의 우려도 궁금증도 불편함까지도 여전하죠. 토스가 페이스페이를 위해 마련해둔 FAQ 페이지만 보아도 얼마나 많은 허들을 넘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정식으로 출시한 지금도 다양한 커뮤니티 유저들이 안전을 우려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토스는 이 편리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장을 마련해주고, 우려와 허들을 기꺼이 넘도록 만들어야합니다. 또 이미 사용 중인 유저들을 가지고 페이스페이가 더욱 보편적으로 쓰인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도 있습니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쓰는 것만큼 설득력 있는 방법도 없으니까요.


지금까지는 가장 성공적으로 고객을 넓혀가고 있는 토스의 페이스페이는 '결제의 새 얼굴'이 정말 될 수 있을까요? 토스가 과연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새 지평을 열게될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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