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레이몬다>는 일반인들에게는 덜 알려져있고, 발레인들에게도 그나마 베리에이션만 익숙해서 작품 자체가 낯익은 작품은 아닌데요. 음악이 무척 우아해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애틋함, 아련한 그리움, 고급진 우아함 등 다양한 느낌들을 전달하고 있는 이 발레 음악은 그야말로 숨은 진주 같아요.
아래의 영상들은 작품에 나오는 파드 되 부분인데요, 완벽하게 프티파의 발레를 입어 무용수들이 초절정의 테크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푸니, 밍쿠스, 드리고의 발레 음악과는 달리 글라주노프의 발레 음악은 주역 무용수들의 초절기교 뿐만 아니라 음악성까지 요구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전이나 점프를 하는 순간에도 단순히 기교만 현란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테크닉 안에 음악이 다 들어가 있더라구요. 무용수들의 시선, 몸짓, 손끝, 테크닉 그 모든 것이 음악이 되는 작품으로 리듬을 타면서 테크닉을 구사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정밀 악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