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풀어준 음식_돈가스

-몸이 아팠던 날.

by 행복반 홍교사

주말부터 몸이 아팠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자주 아프고 오래 아프다. 그래서 마음도 아프다. 아이들에게 더 많이 공백이 생기는 거 같아 미안하지만, 내가 아프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열심히 기도한다. '조금만 아프고 얼른 낫게 해 주세요' 하고 말이다.


남편이 먼저 몸살기운이 있다고 하며 주말에 몸져누웠다. 푹 쉬라며 아이들과 집에서 지지고 볶고 잘 보냈다. 그런데 어째 내 몸도 으슬거리기 시작한다. '안돼~' 한번 들어온 바이러스는 내 몸이 물리칠 때까지는 증상을 동반하며 바로 나가려 하지 않는 법이다. 이번에는 신랑이 아이들을 맡았다. 내가 보기엔 남편도 다 나은 거 같지 않은데 기침하면서도 괜찮단다. 많이 나아졌다며 목소리도 일부러 힘내서 강한척한다. '아직도 아프면서....'


그래도 나 대신 아이들 챙기려는 마음이 참 고맙다. 그렇게 남편은 월요일 월차를 내고 아이들 챙겨 둘째 등원시키고, 방학한 큰 아이 데리고 오전에 타****에 가서 맛있는 돈가스도 먹고 서점도 들러서 책도 한 권 사가지고 돌아왔다.


작은아이 하원까지 봐주고는 본인도 드러눕는다. 힘들었겠다. 애썼네. 마음 한 편 안쓰럽고 고맙다.

내 몸아~ 얼른 회복해 줄래? 너는 이제 엄마란다. 네가 없으면 구멍이 숭숭 뚫리는, 아무것도 안 해도 너를 찾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는 거. 아프지 말자. 건강하자.


아이들 제대로 먹이지도 못했는데 남편이 타**** 식당에서 찍었다며 보내준 사진 한 장.


야무지게 돈가스를 한입 문 첫째의 모습이다. 아파도 엄마 미소가 절로 난다.


오늘의 그 돈가스는 엄마, 아빠가 아파서 속상했을 우리 첫째의 마음을 한 조각 위로해 준 소중한 돈가스였을 것이고, 아파 누워있어 가족에게 미안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준 특별한 돈가스였다.


매번 외식이 기름에 튀긴 돈가스냐고 할 만하지만, 이 날따라 마음을 풀어주었던 돈가스가 참으로 고마운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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