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 나답게 살기

-착한 아이 컴플렉스

by 행복반 홍교사

나는 착한 아이였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였다.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었을 것이다. 아이는 자기부터 생각하는 게 당연한 거니까 말이다. 초등 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빠와 가정주부셨던 엄마, 한 살 위 언니와 세살 차이나는 남동생. 언니가 어릴 때 아팠어서 엄마, 아빠는 걱정이 많으셨다. 어린 나이에 큰 수술을 했고 회복되는 과정 가운데도 언니는 부모님에게 아픈 손가락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에 항상 목말랐다. 나 혼자 듬뿍 받는 사랑을 바랐지만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부모님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행동을 하면 크게 칭찬을 받았다. 그렇게 나의 착한 '척'하는 역할이 공고화 되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와중에 '착함'이라는는 건 나에게 큰 특별함이 되었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되었다.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며, 나는 그냥 나라는 것을 말이다.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없으며,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사랑받기 충분하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은 좀 원망도 했었다. 왜 나는 그저 나로서,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는지, 그리고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부모님의 사정을 이해해야 했는지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나를 보듬는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있는 그대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눈을 보고 이야기해준다. 실수를 하고 실패해도 괜찮다. 잘 못해도 괜찮다. 그냥 '너'라서, 그냥 '나'라서 세상 제일 소중하다고 말이다.


부모도 사람이라 불완전하다. 어른이 되어도 계속 자라야 한다. 그저 함께 자라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실수하면 '미안하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도 용서해 줄거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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