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뭘까.
어디 쇼츠에서 우연히 봤는데, 가수 아이유가 '행복한 고구마' 이야기를 했었다.
인삼 밭에 한 인삼이 "나는 행복한 인삼~"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너 고구마야!"라고 말해주었더니, 대뜸 그 고구마인 인삼이 이렇게 말했다는 거다.
"나는 행복한 고구마~!"
행복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내가 있는 이곳이,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시간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는 거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그렇게 큰 욕심이 없어서인지, 소소한 것들이 참 감사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은 여름은 좀 덥지만, 겨울에 참 따듯한 집이다. 그래서 정말 너무 추운 날 집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온기가 정말 너무나 포근하고 행복하다.
더운 여름날 낮 동안 더위에 시달리다가 밤에 불어오는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행복하고, 이 여름이 지나는 갈까 싶었는데 문득 들리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정말 반갑고 선선한 가을이 온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무얼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지금 내 상황이 100프로 만족스러워서가 아니라, 그저 작지만 내가 누리고 있는, 거저 받은 선물이 참 고맙고 행복하다고 느낀다.
어쩌면 행복이란 '감사'와 맞닿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그만 것에도 감사할 때 우리는 행복감을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아침에 무탈하게 잘 일어나 주는 것이 감사이고, 직장과 학교에 안 간다고 하지 않고 주섬주섬 옷 입고 자신들의 일터로 가는 남편과 아이들이 또 감사이고, 내가 아프지 않아서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줄 수 있고 손 흔들어 배웅해 줄 수 있으니 그것 또한 감사하다. 둘째 등교하는 길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사 먹을 돈이 있고, 집 근처에 뒷산이 있어 한 바퀴 돌고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이 있음이 또 감사다.
행복은 소소한 감사라고 생각한다.
향기롭고 화려한 장미꽃도 좋지만, 들에 피는 작은 들꽃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생명력이 있다.
남들이 알아주든지, 그렇지 않든지 상관없이 말이다.
오늘도 나는 남들이 알아주든지, 그렇지 않든지 상관없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을 감사하기로 선택했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