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진정한 운디드 힐러 부피에
#운디드 힐러_상처 받은 치유자에서 치유자로
가장 좋은 치유 자는 자신이 깊이 상처 입은 적 있는 치유 자이다. p132
*운디드 힐러는 ‘상처 입은 치유자’의 의미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다. 아픔을 겪어 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아픈 상처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위스의 분석 심리학의 창시자인 카를 구스타프 융의 ‘모든 치유 자는 상처 입은 사람이다.’라는 사상과 연결이 되어있다. 그래서 저자는 세계적인 명작인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는 사람』을 소개하며 소설 속 주인공인 엘제아르 부피에를 통해서, 한 인간의 자기 치유 과정을 운디드 힐러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부피에는 혼자의 힘으로 폐허를 낙원의 숲을 이룬 쉰다섯 살의 남자이다. 그는 이 지역으로 오기 전에 큰 불행을 겪은 사람이었다. 갑자기 하나뿐인 아들과 아내를 잃고, 두 사람과의 슬픈 기억을 잊기 위해 개 한 마리만 데리고 살던 곳을 떠난다. 그 후 정착한 곳은 낯선 땅, 물도 없는 언덕배기 버려진 오두막이었다.
자식과 아내를 잃고 오두막에서 보낸 3년은 그를 말하는 습관을 잃어버릴 정도의 외로운 생활이었다. 상실감으로 인한 고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깊은 고통이며, 극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던 그는 어느 날 오두막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가 처음 시작한 일은 야생 라벤더 외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 척박한 산비탈에 씨앗을 심는 것이었다. 밤마다 도토리 열매들을 탁자 위에 펼쳐놓고 좋은 것들만 골랐다. 좋은 것들 중에서도 도토리 하나하나 살피면서 다시 굵고 실한 것들만 골라냈다. 그중에서 작거나 금이 간 것들은 다시 골라냈다. 그렇게 반복해서 골라냄으로써 완벽한 씨앗만 모았다.
이렇게 튼튼하고 좋은 씨앗을 고르는 작업은, 저자의 말대로 자신의 감정 중에서 부서지고 금이 간 감정들은 골라내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것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 남자는 내면의 나쁜 감정들을 하나하나 골라냄으로써 자신을 치유의 과정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는 골라내는 작업을 꾸준히 실천했다. 그렇게 골라낸 도토리 씨앗을 37년 동안 매일 100씩 심어 마침내 수십만 그루의 나무들을 싹 틔웠다. 나무가 자라지 않는 황폐한 땅을 낙원의 숲으로 만들었다. 한 사람의 행동이 나무를 심어 공기가 달라지고 세 명밖에 살지 않던 마을이 만 명으로 늘어나고 아름다운 터전으로 바뀌었다.
“죽은 땅에 지팡이로 구멍을 뚫고 씨앗을 심으면서 본인의 슬픔을 파묻고 삶의 희망을 심었다. 이 일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치료하고 나아가 대지의 상처인 황무지까지 치료할 수 있었다.”p130
자신의 불행을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나무 심기는 자신의 아픔을 치유한 것을 물론이고 희망이 없던 황폐한 땅을 숲의 낙원을 이룸으로써 세상을 바꾸었다. 나무 심는 부피에는 상처를 받았던 사람으로서 가장 좋은 치유자였던 것이다.
이로써 브런치 북 <독서 카드, 읽고 쓰는 기쁨> 1편은 24회로 마무리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서 카드, 읽고 쓰는 기쁨>의 2편으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