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맛에 울 뻔했어요

엄마의 손맛

by 마리혜


딸들을 출가시켜 손주들을 둔 나이에 엄마 손맛을 느꼈다면 어땠을까요. 저는 8남매의 세 번째로 태어난 맏딸이지만,어른이 되고는 엄마의 손맛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결혼할 때 늦둥이 여동생의 나이가 겨우 열네 살.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형제 많은 막내라서 엄마의 살가운 손길대신 언니인 저의 등에 업혀 노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엄마는 늘 바쁘셨어요. 늦둥이가 예쁜 나이가 되어 결혼할 때는, 연로하신 엄마를 대신해서 제가 이바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13살 차이나는 여동생 결혼이 마치 제 딸이 결혼하는 느낌이 들 정도 였으니까요.


김장철이 되면 밑반찬을 몇 가지 준비해서 보내곤 했습니다. 물론 엄마 손맛을 따라갈 수 없는 서툰 솜씨지만 친정 엄마 손길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맛있게 먹을 동생을 생각하면 친정 엄마 마음처럼 생각할수록 뿌듯하고 좋았어요.


그 때가 생각이 많이 나는 군요. 오늘 그와 비슷한 엄마 손맛을 뭉클하게 느낀 날이었어요.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조리해 주신 갈비찜과 내 솜씨로는 상상할 수 없는 달콤 고소한 멸치볶음. 수제 빵 장인의 맛을 느끼게 하는 고소한 수제 식빵.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을 지인께서 멀리 여주에서 한 아름 싸서 들고 오셨어요. 갑자기 울컥해서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울 뻔했어요. 겨우 참았어요. 내가 이렇게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에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생각했습니다.


독자로서 격려와 안부를 물어주시는 분이세요. 부족한 글이지만 늘 잘했다고 칭찬하고 좋아해 주시지요. 가끔 저에게 찾아와 직접 사랑을 건네주시기도 합니다.


아플 때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시는 분 중에 한 분이고요. 이렇듯 다정하게 엄마 맛을 느끼게 해주신 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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