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
가을이 되면 낙엽 쓸기를 참 좋아합니다. 파란 가을 하늘이 좋아서. 코끝에 닿는 싱싱한 공기가 좋아서지요. 낙엽이 다 질 때까지, 새벽이나 낮이나 언제든 짬을 내어 절에 올라갑니다.
한편으로는 이 많은 낙엽이 다 지도록 어떻게 처리하지?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넓은 도량을 집중해서 쓸어낼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수북이 쌓인 낙엽 더미를 몇 차례 치우고 나면 간혹 지칠 때가 있어서죠.
그런데 참 신기하게 낙엽을 보면 쓸고 싶어서 싸리 빗자루를 잡게 됩니다. 낙엽을 쓸어내고 깨끗한 길을 보면 상쾌해지는 기분이 마음을 그렇게 내게 합니다. 낙엽을 쓸어낼 때는 명상하는 마음으로 합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절 입구 올라가는 길에 쌓인 낙엽이 바닥에 납작 붙어버렸어요. 햇살이 들기 전에 치워줘야 합니다. 제때 쓸지 않으면, 바닥에 붙어서 칙칙해진 낙엽들이 어떻게 변신해서 어지럽힐지 모릅니다.
오전 10시. 낙엽 쓸기 딱 좋은 날씨였어요. 신나게 쓸어낼 때 기분은, 콧노래가 나올 정도입니다. 낙엽을 쓸다가 뒤돌아보면 그새 떨어진 낙엽 하나가 옥에 느껴집니다.
바람에 굴러가는 낙엽을 따라 쫓아가는 나를 발견합니다. 낙엽을 쫓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건데 말입니다. 가을이 가는 내내 낙엽 청소하면서 보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이지만 가끔 힘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음을 내어 좋은 마음으로 하는 저를 스스로 기특해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그냥 내가 할 뿐이라는 생각에서요.
그 마음 내어 오늘 하루도 행복했어요. 나 자신에게 감사해요.
202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