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반 졸음 반
제가 아주 좋아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책 읽고 글쓰기 참 좋은 곳이에요. 그래서 틈만 나면 가는 곳이죠. 미리 약속된 것은 아니지만, 제 자리는 늘 정해져 있습니다. 실내 한쪽에 설치되어 있는 작은 정원 앞입니다.
정원을 바라보는 곳에 낮은 2인용 테이블과, 등을 기댈 수 있는 검은색 가죽 의자 두 개가 나란히 있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정원의 표정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자연스럽게 그 자리로 향합니다.
정원은 실내에 설치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내와 차단된 바깥의 정원입니다. 통창에 펼쳐지는 정원은 마치
온실에 와있는 느낌이 듭니다.
의자에 앉으면, 통창 넘어 자작나무와 각종 야생화들이 반짝반짝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도자기 항아리가 분위기를 더해 줍니다. 시간 맞춰서 뿜어내는 안개는 마치 새벽 숲 속을 걷는 느낌이 듭니다.
정원의 운치는 갈 때마다 청량감과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 분위기에 취해 쳐다보다가 곧잘 졸기도도 해서 고개가 끄덕거려집니다. 아마 누가 보면 꽃들과 대화하는 줄 알 겁니다.
책은 뒷전이고 정원의 안개에 취해 멍하니 밖을 내다보노라면 극락세계가 따로 없습니다. 독서반 졸음반 머물다 와도 제 마음은 오히려 더 풍성해져서 돌아옵니다.
아이들이 카페를 즐겨 찾은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공부가 조용한 집보다 소음이 나는 카페에서 집중력이 더 생기네요. 그러니 아이들만 나무랄 수 없어요. 어른도 그러고 싶으니까요.
자주 다녀서 그런지 여사장님도 친근하게 대해줍니다. 마치 마실 온 이웃사촌 대하듯이 친절한 미소도 한 아름 안겨줍니다.
생각보다 일찍 카페를 나서면 벌써 가시냐고 말을 걸어줍니다. 나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좋았어요. 혹시 오래 눌러앉아서 눈엣가시는 아니었는지 마음 쓰였거든요.
커피 한 잔으로도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어서 좋습니다. 늘 따뜻하게 반겨주시는 카페 여사장님의 넉넉한 미소에 진심을 담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