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질문에 소망을 말한 여자
어느 늦은 밤 침대에 누워 딸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책 속에 한 장면을 보다가 딸아이가 말했다.
(그 장면은 마취총에 맞아 쓰러진 엄마 원숭이 옆을 지키는 아기 원숭이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안타까워하던 딸아이가 갑자기 질문을 했다.
"엄마! 엄마는 세상에서 누굴 제일 사랑해? 나야? 오빠? 아빠야?"
"음, 엄마는 엄마를 제일 사랑해!"
"응? 나 말고 엄마를 더 사랑한다고?"
"음, 그렇다기보다는 엄마가 엄마를 제일 사랑해야 그 사랑이 넘쳐서 너하고 오빠하고 아빠를 사랑할 수 있어! 그런데, 엄마보다 너를 더 사랑한 적이 조금 더 많은 거 같긴 해!"
"그럼, 오빠를 생각할 때는? 엄마보다 더 사랑한 거 같아?"
"응, 너랑 비슷했던 거 같아!"
딸아이는 어리둥절해했다. 나는 다시 딸아이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너도 세상 누구보다 너를 제일 먼저 사랑해야 해! 그래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를 아이보다 더 사랑했던 순간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이를 위해서는 귀찮아도 힘들어도 해내지만, 나를 위해서는 안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점점 잊어버릴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자신에게 해주는 행위가 있냐는 질문이다. 대부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단번에 말할 수 있지만, 사랑하는 나를 위해서 내가 나에게 해주는 행위는 바로 나오기가 쉽지 않다. 나부터 그렇다.
다시 또 다짐해 본다. 나를 자식만큼 귀히 여기기로.. 오늘도 나는 나를 더 사랑하기로 한다. 그래야 그 사랑이 넘쳐 가족에게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