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드라이버들과 감독들, 그리고 토르까지?
이번 영화는 F1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만들어진 영화라는건 다 아실 겁니다. 감독 조셉 코진스키,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 그리고 브래드 피트까지 런던으로 날아가 F1 협회장 도미니칼리를 설득시키기 위해 <탑건: 매버릭>을 무려 개봉 세 달 전에 미리 IMAX로 보여주기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다수의 실제 F1 선수들과 감독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고, 영화의 리얼리티를 더욱 높여주는 데에 일조했습니다. 지금부터 한 명 씩 알아보시죠!
1. 페르난도 알론소 X 소니 헤이즈
소니 헤이즈가 이 드라이버를 모티브로 했다고 과언이 아니죠. 애스턴 마틴의 페르난도 알론소입니다. 올해 43세의 나이로 현역 최고령 드라이버이며 F1 이외의 다양한 모터 스포츠에 참가하며 레이스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는데요. 인디 500, 르망 24시, 데이토나 24시, 그리고 가장 혹독한 오프로드 랠리 대회인 다카르 랠리에도 참가해 굉장한 감각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소니가 오래전에 F1을 떠나 30년만에 복귀했듯, 알론소 역시 2018년에 은퇴를 선언 했다가 2021년에 복귀한 바 있습니다. 4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쟁력 있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으며, 영화 속에선 소니의 경기 후 인터뷰 중간에 잠깐 등장해 그를 응원해주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역대급 민폐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동료 드라이버 중 유일하게 엄지를 치켜세워준 드라이버가 알론소 뿐이라는게 절대 우연은 아닐 것 같습니다.
2. 루이스 해밀턴 X 조슈아 피어스
이 영화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F1 역사상 최고의 드라이버인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루이스 해밀턴입니다. 사실 해밀턴은 톰 크루즈를 통해 조셉 코진스키 감독의 연락처를 받아 <탑건: 매버릭>에 출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코진스키 감독은 그를 "팬보이"(대니 라미레즈)로 캐스팅하고자 했으나 스케쥴 문제로 불발되었다고 하죠. 그리고 이 인연을 통해 이번 <F1 더 무비>에서 다시 뭉칠 수 있었고, 레이스의 리얼리티를 높이는데에 상당 부분 일조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극 중 조슈아 피어스가 해밀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같은 영국인이자 흑인 레이서로 커리어 초반부터 굉장한 기량을 뽐내며 앞으로 F1을 이끌어갈 "선택 받은 드라이버"가 되었고, 굉장한 팬들을 거느리며 미디어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글로벌 셀러브리티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아마 해밀턴 본인도 어린 시절 대중의 엄청난 관심에 휘둘리면서 많은 레슨을 깨우쳤을테고, 아마 조슈아에게 그런 모습을 투영한 것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지금의 루이스 해밀턴은 선수를 넘어 문화적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인물이죠.
영화에선 마지막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조슈아와 눈빛 교환을 하며 무언을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는데, 많은 F1 팬들이 이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다는 후기가 여럿 있었습니다.
3. 막스 베르스타펜, 샤를 르클레르, 랜도 노리스, 카를로스 사인스, 조지 러셀
이들은 현재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상위권 드라이버들입니다. 특히 영화가 촬영된 2023시즌에는 막스 베르스타펜의 해였던만큼 극 중 소니와 조슈아가 이들과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 여러번 연출되곤 했죠. 특히 조슈아 피어스는 몬자 그랑프리에서 막스와 선두 경쟁을 하다 대형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특이한 점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2024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촬영했으나, 막상 포디엄에 오른 나머지 두 선수는 2023 아부다비 그랑프리의 2위와 3위에 해당하는 르클레르와 러셀이었다는 점입니다. 소니가 막스 베르스타펜의 자리를 대신한 것인데요.
이 둘은 막상 2024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선 각각 P3와 P5를 기록하게 됩니다. 촬영은 2024년에 했으나 영화가 2023 시즌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고증을 살리기 위해 이런 재밌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나머지 드라이버들도 영화에서 얼굴 도장은 확실히 찍긴 했으나 별다른 대사는 없었습니다.
4. 감독들
오히려 대사들은 감독들이 더 많았는데요. 경기 전 기자 회견에서 맥라렌의 감독 잭 브라운, 그리고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감독 프레더릭 바쇠르가 에이펙스 GP를 향한 약간의 트래시토크를 하며 기강을 확실히 잡는 재밌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윌리엄스의 감독 제임스 바울스 역시 얼굴은 잡히지 않았지만 소니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건네는 장면도 있었죠.
또한 토토 볼프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큰 비중으로 나왔는데, 마지막 아부다비 레이스가 끝난 후 조슈아에게 스카웃 제안을 하는 재밌는 장면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볼프는 오랫 동안 메르세데스 AMG를 이끌며 이번 영화에서 해밀턴과 함께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에 쓰인 머신은 F2 엔진에 새로운 차체를 입혀 F1의 외형을 재현하는 영리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아 아이디어 역시 볼프 감독의 아이디어였다고 해요. 차체 역시 메르스데스 팀이 맡아 이번 영화에 가장 큰 공을 세운 팀이 되었습니다. 제작 당시엔 해밀턴 역시 메르세데스의 드라이버였으니 말이죠!
마지막으로 대사는 없었지만 큰 임팩트를 남긴 하스의 전 감독 군터 스타이너도 있습니다. 소니가 반복되는 세이프티카 상황을 만들어 경기를 혼란스럽게 만들때, 그와 계속 몸싸움을 볼인 선수가 바로 당시 하스 소속 드라이버인 케빈 마그누센입니다. 그리고 이걸 지켜보던 군터 감독이 에이펙스 GP 의 피트월을 향해 입모양으로 식빵을 굽고, 결국 법규까지 날리는 아주 웃긴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ㅎ
5. 토르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영화 마지막 레이스 직전 크리스 헴스워스와 리암 헴스워스 형제의 모습이 짧게 지나가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헴식 형제는 2023 아부다비 그랑프리에 게스트로 참석하기도 했었죠. 해밀턴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영화에서도 그대로 아부다비 그랑프리의 게스트 중 한 명으로 모습을 비췄습니다.
6. 그 외 업계 사람들
여기에 전설적인 해설 듀오 마틴 브런들과 데이비드 크로프트의 중계가 경기 내내 지속되면서 레이스에 박진감을 더했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우리에게 친숙한 저널리스트 윌 벅스턴까지 영화에서 여러 번 모습을 비추며 리얼리티를 높였습니다.
그 외에도 F1의 CEO 스테파니 도미니칼리, 애스턴 마틴의 오너 로렌스 스트롤도 출연하며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감독들, 그리고 고위 간부들까지 영화에 등장해 F1의 세계를 완벽하게 스크린에 펼쳤죠.
드라이버들부터 감독들, 그리고 업계 여러 주요 인물들까지 전부 영화에 출연해 F1 팬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었던 <F1 더 무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