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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콧구멍과 귓구멍

by 우당퉁탕세계여행

여행 초반에 인도네시아 발리가 너무 좋아서

50일 정도를 머물렀다. 너무 오래 쉬었다.

우리에게 채찍질이 필요했다.

스리랑카부터는 우리 세계여행자답게

고생도 좀 해보자구!!!

우리는 로컬버스에 도전하기로 했다.

실수였다. 나보다 조금 작고 와이프보다 조금 큰 배낭 두 개를 가지고 어떻게 이동할지 걱정했었다.

한 번은 그냥 좌석에 싣고 한 번은 운전석 옆에,

한 번은 버스뒤 짐칸에 싣고 달렸다. 다 된다.

근데 문을 안 닫는다. 활짝 열고 다닌다.

짙고 검은 매연이 액셀을 밟을 때마다 뿜어져 나온다. 그 매연이 활짝 열린 문으로,

활짝 열린 내 콧구멍으로 들어온다.

우리나라에선 잡혀가서 실형을 살아도

억울하지 않아야만 할 정도의 매연이다.

누가 누가 위험하게 운전하나 시합이라도 열렸나 보다. 버스 클락션은 엄청 크다. 멈추지 않는다.

바퀴도 계속 굴러가고 클락션도 계속 울부짖는다.

내 콧구멍과 귓구멍은 배부르겠다.

안계시면 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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