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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롱 Apr 11. 2023

저는 항상 이직이 하고 싶어요.

호언장담

"저는 항상 이직이 하고 싶어요. 여기보다 더 좋은 급여, 더 낮은 근무강도, 더 좋은 근무시간이 있는 회사가 나타난다면, 바로 이직 준비를 할 겁니다. 그러니 언제라도 제가 떠난 다음에 사람을 채용할 수 있게 채용공고를 미리 만들어 두세요 과장님."


나는 회사의 인사를 담당하시는 과장님에게나 주변 동료에게 항상 더 좋은 곳이 있으면 떠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다닌다. 다만 이 선언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




 꿈★은 이루어진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붉은악마가 내건 응원 슬로건 덕에 대한민국은 월드컵 4강을 이루어냈다(?). 그 누구도 세계 축구에서의 약체 대한민국이 월드컵4강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차붐 이래로, 박지성이나 손흥민과 같은 걸출할 축구 스타들을 배출해 낼 줄은 더더욱 몰랐을 것이다. 끊임 없이 염원하고 희망한 끝에 대한민국은 4강을 쟁취하였다.


내가 읽지않는 책 종류 중에 자기개발서가 있다. 하지만, 이런 나라도 읽어봤을법한 유명한 도서가 있는데, 바로 시크릿이다. 끌어당김의 법칙. 끊임없이 말하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도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붉은 악마의 응원슬로건과도 일맥상통하는 책이다. 그 책에서는 계속 말하면 이루어진다기에 속는셈치고 실천해보기로 한다. 그렇기에 일단은 주변에 되든 되지 않든 "이직이 하고 싶어요" 라고 외치고 다니기로 한것이다.




사실은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 워낙 수많은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3층까지 있었던 ㅈ소기업들을 경험해왔기에 사실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동종의 지방공기업 공무직에 비해서 상당히 괜찮은 연봉(4xxx). 근무시간에 대한 워라밸도 대단히 높다.(야간당직없는 9to6가 포함된 주간2교대 근무. 우리공단이 유일!) 또한 유연근무제의 사용도 자유롭고, 연차 사용에도 눈치보지 않는다. 복지포인트도 많다! 게다가 공무직이라는 주어진 직군 포지션에 비해서 직접 계획하고 추진 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많으며, 설비 유지관리부서는 회사내에서 꽤나 주요한 위치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받는 돈에 비해 일이 많이 적은 것 같다.(좋고 편한 직장!)


이런 수많은 장점들 사이에서 내가 이직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지루함이다. 주말에 너무나 평화롭고 지루한 긴 시간(14시간근무)이 나를 괴롭게 한다. 시설관리라는 업종에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평소에 시설물 유지관리를 잘 해놓았다는 말이지만, 업무적인 영역과는 별개로, 평화로움과 지루함을 견뎌야만 하는 근로자에겐 너무 괴로운 현실이다. 그 시간을 통해 자기개발을 하거나 할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과거의나), 최근의 나는 그저 멍하니 설비를 지켜보며 대기하는 일이 잦아졌다.(최근엔 더욱더) 이상이 생기면 발빠르게 대처하는게 모든 시설관리자들의 일(ㅈ소기험 경험기 시설관리자편 참고)이기에 더욱 지루함에 대한 매너리즘은 커져만 간다.


나는 본디 평화로운 것보다는 바쁜 걸 선호하는 편이다. 지루한 것은 싫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든 득이되게 사용하고 싶다. 기존 ㅈ소기업들에서도 그랬다. 주어진 업무가 있다면 빨리빨리 해치워놓고 결과값을 보고 다음 루틴을 결정하했으며, 일을 해치우는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보며 '내가 일하고 있구나!' 를 깨우다. 어쩌다보니 워커홀릭과도 같은 증상을 패시브로 가진 사람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기존 경험했던 ㅈ소기업 중 일부는 일을 하고나서 다음 일이 없는 그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퇴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회사의 설비가 너무나 안정적이라 평온한 건지, 이런 평화를 지루함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탓인지, 이직욕구가 훨씬 늘어났다. 다만 공직의 맛을 보고 나니 사기업으로는 다신 가기 싫고, 아직 우리 회사만한 워라밸 급여 복지를 모두 갖춘 공기업도 없거니와 채용도 줄고 있는 실정이라 언제라도 이직을 꿈꾸지만, 이직을 할 수는 없는 그런 현실이기에 "저는 이직을 할겁니다" 라고 말만하고 다닌다. (배부른 고민)


어디 돈많이 주고, 일편하고, 워라밸 넘치는 회사는 없나요? 요즘 MZ세대가 바라는 이상적인 회사 말이에요.(MZ의 끝자락에 포함된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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