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케로 Jan 08. 2023

인생이 괴롭다, 만성적인 허리통증

인간이 걷기를 결심하면서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허리가 계속 아픈데 수술 해야할까요”


허리 수술 전문가는 아닌지라 나름 의료계에 있다보니 종종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허리 통증은 정말 흔한 질병이다. 모든 만성통증 중에서 가장 흔하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환자를 괴롭힌다. 내 대답을 먼저 하자면


“아직 걸을 수 있으면 약물이나 운동으로 더 조절은 먼저 해보시지요.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 질 겁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상당수는 그냥 좋아진다. 일생동안 인류의 절반은 앓게 된다는 질병, 허리통증에 대해서 오늘 얘기해볼까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는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뼈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 인간은 척추를 강화하고 걷기를 시작하면서 다른 동물들과 달리 양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유로운 양 손으로 도구를 만들면서 진화가 빠르게 이루어졌다. 또한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 네발로 걷는 것에 비해서 에너지 효율이 4배 가량 좋아진다. 따라서 인간은 높은 에너지 효율을 통해 비어 있는 양 손으로 추가적인 생산 활동을 더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걷기를 결심하면서 영원히 고통 받는 장기가 생겨났는데 그게 바로 척추 즉 허리이다. 인간은 똑바로 서기 시작하면서 그 무거운 머리를 평생 이고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척추는 그 무게를 받치면서 혹사를 당하고 통증을 일으키게 되었다. 허리통증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류에게 부담을 주는 질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뼈는 불행 중 다행인지 신경이 별로 있지 않다. 그래서 부러진 뼈를 못 등을 박아서 고정시키는 수술을 큰 통증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뼈가 부러지면 아픈 것은 뼈 자체의 통증이기보다는 뼈를 감싸고 있는 뼈막 등 주변 조직들이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뼈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에 우리의 뼈는 우리가 열심히 일을 시키고 혹사시켜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 지나친 혹사를 당하면 신호를 보낸다. 특히 혹사 당하는 허리는 유독 통증을 자수 호소한다. 혹사당하면서 디스크가 손상되기도 하고 변형이 일어나서 주위조직을 누르기도 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어떻게 보면 척추 즉 허리뼈는 우리 몸에서 제일 일을 많이 하는 뼈이다. 끊임없이 중력을 견디며 그 무거운 뇌와 머리뼈를 포함한 우리 몸을 지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서서 움직일 때 특히 혹사를 많이 당하는 탓에 서 있을 때 자주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는 24개의 뼈로 머리를 지탱하는데, 사이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있다. 따라서 인간의 척추는 컵과 접시 24개를 교대로 쌓아 올려 들고 가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컵과 접시를 24개 쌓아서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겠는가. 심지어 걸을 때 발은 앞으로 팔은 뒤로 가는 뒤틀리는 동작이 반복되는데 24개의 컵과 접시가 뒤틀리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니 척추뼈는 힘들다고 계속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허리통증도 고령화가 되어가면서 그 발생 빈도는 더 빈번해지고 있다. 요통도 다른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예방이 최우선이다. 우리의 척추뼈는 머리뼈의 무거운 무게를 견디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고자 S자로 약간 굽어 있다. 허리통증의 다수는 생활 중에 이 자연스러운 S자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서 척추에 더 무리를 많이 주게 되고 이것이 나아가서 통증을 유발해서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허리 통증의 해소 및 척추 건강에 이 S자를 유지하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에 부담이 덜 되게 등을 잘 펴고 앉아야 한다. 많은 디스크 환자들은 이 S자 형태의 척추를 유지하지 못하고 척추가 일자로 변형된다. 일자로 변형되면 우리의 척추는 무거운 머리뼈를 잘 들지 못하게 된다. 척추의 손상이 심해지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일단 허리통증이 발생하면 약물 치료, 운동치료, 수술 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 사실 허리통증에 대해서 수많은 치료 방법이 있다는 것 자체가 허리통증이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행스럽게도 급성으로 오는 허리통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2개월 이내는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문제는 만성적으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다. 만성요통이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허리통증을 얘기한다. 이 경우 일부는 저절로 회복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호전없이 지속적으로 통증을 발생시켜서 생활을 힘들게 한다.



만성적으로 요통이 온 경우 제일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운동치료이다. 어떤 운동이 요통 완화에 효과적인지 연구가 있었는데 100여개가 넘는 분석에서 만성요통을 줄이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인 운동치료로 필라테스를 꼽았다. 하지만 필라테스 외에도 요가, 코어 강화훈련 등도 상당히 요통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었다. 한가지 의외인 점은 유산소 운동이나 단순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은 만성요통을 줄이는데 아주 크게 효과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도 결국 허리통증이라는 것은 S자의 척추가 머리뼈를 떠받치는 것이 무리가 되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기에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이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 스트레칭이 운동보다 효과가 떨어지기는 하나 아예 효과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흔히 맥킨지 신전운동이라고 하는 허리를 굽히는 운동보다 허리를 펴는 운동은 만성 허리통증에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필라테스 등 운동치료를 통해서 허리통증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이나 시간이 없는 바쁜 사람들은 자주 허리를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그나마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자면 허리를 굽히면서 하는 스트레칭은 요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몸의 회복력은 대단해서 만성요통도 시간이 지나서 저절로 사라지는 비율도 제법 높다. 바꾸어 말하면 만성요통이 치유되었다고 하면 본인이 시행한 치료 (약, 운동, 수술 등) 덕분이라고 무조건적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 한가지 치료에 효과를 보았다고 해서 다시 요통이 재발하였을 경우 동일한 치료를 한다고 해서 낫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통을 치료할 때는 저절로 좋아질 수 있음을 고려해서 치료는 바로 수술 같은 치료를 하는 것보다 보수적으로 낮은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다시 강조하지만 척추를 보호하고 나아가서는 허리통증을 막기 위해서 S자 굴곡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척추의 S자 굴곡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좋은 방법 두가지는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이다. 

이전 04화 뚱뚱하면 의외로 뼈는 건강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