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약해진다고 해서 살 빼기가 싫어요"
의학계에서는 비만 패러독스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뚱뚱한 사람이 오래 산다”, “뚱뚱한 사람이 암 그리고 심장혈관 질환에 생존율이 높다”는 내용인데 아직까지 명백하게 정설은 아니긴 합니다만 꾸준히 근거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의사들이 항상 적정 체중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 비만 패러독스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비만 패러독스는 뼈건강에는 어떨까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만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 국내 전체 성인의 비만 환자는 36%인 것으로 나타난 것처럼 비만한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우리 몸에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며 건강에 악영향을 줍니다. 겉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을 차치하고서라도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직 뼈 건강만 두고 보자면 비만은 의외로 뼈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비만이 이롭다는 비만 패러독스는 뼈건강에는 적어도 성립합니다. 일반적으로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골다공증이 더 적습니다. 그 이유는 뼈는 무게를 지탱하면서 자극을 받고 튼튼해지는데 몸의 살이 많은 사람들은 그 살을 이용해서 뼈를 자동적으로 운동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같은 키에서 체중이 80킬로그램인 사람은 70킬로그램인 사람에 비해서 10킬로그램의 아령을 매일 들고 다니면서 운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의도치 않게 비만이 뼈를 운동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 밖에 비만이 일부 골절을 막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만이 모든 골절을 예방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관절 골절이나 손목 골절 같은 것은 비만 환자가 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발목골절은 비만환자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발목골절은 발목이 무거운 체중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발목뼈가 혹사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대로 고관절 골절은 엉덩이의 두꺼운 지방층이 넘어질 때 쿠션 작용을 해서 뼈가 부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비만이 유리합니다. 비만이 골절에 이로운 또 다른 이유는 비만의 원인인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생성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폐경 후 여성에서 에스트로겐이 저하되어 뼈가 나빠지게 되는데 지방세포가 많은 사람은 다소 에스트로겐이 유지되어서 뼈가 나빠지는 것을 억제할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처럼 비만이 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근거들이 많기는 하나 그럼에도 뼈를 위해서 무작정 살을 찌우는 것은 능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적정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됩니다. 그럼 본인의 적정 체중은 얼마일까요. 적정한 체중을 알기 위해서 본인의 체질량지수를 구해보면 매우 쉽습니다. 아주 간단한데, 본인의 몸무게(kg)를 키(m)로 두 번 나누면 됩니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성인 비만의 기준을 체질량지수 25 이상으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본인의 체질량지수가 25 가 넘는다면 살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뼈건강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체질량지수는 23.0-24.9를 보통 권고합니다. 이는 키 160cm 기준으로 몸무게 59-64kg, 170cm 기준으로 했을 때 66-72kg 정도입니다. 뼈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 체중 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만이 어느 정도는 뼈건강에 이로운 것과 반대로 무리한 다이어트 그리고 그로 인한 저체중은 뼈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필연적인 근육량의 감소, 나아가서는 뼈 건강의 악화를 일으킵니다. 특히 체질량지수 <18.5 인 사람은 명백한 저체중으로 뼈 건강에 매우 나쁩니다. 아무쪼록 본인의 뼈 건강을 위해서도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