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겪은 대장내시경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의대가 있고 병원이 있다.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2년마다 해주는 건강검진도 학교 병원에서 하는 건진센터에 가서 하라고 권장한다. 재작년에는 늦가을에 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서, 여름에는 하자고 마음을 먹고 오늘 다녀왔다. 여러 선택항목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비용 없이 받을 수 있었다. 여러 검사 가운데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몰라서 상담사 분께 문의해 보니, 대장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대장내시경을 하기로 했다. 대장내시경을 선택한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는데, 영미권에서 6년 가까이 살다 보니 아무래도 소화기에 문제가 없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이 처음이라 이런저런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그러면서 좋은 영상들을 몇 개 찾아보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이런 영상은 한 번 시청할 것을 권한다.
https://youtu.be/f2FpcXmgVw8?si=_L2zHoYb-ozr-0e1
예약하고 며칠 지나니 병원으로부터 택배가 왔고,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쿨프렙산이었다. 500ml 통이 하나 있고, 쿨프렙산 A/B가 봉투에 들어있다. 3일 전부터 먹는 것에 조심하라고 하고, 건진 전날은 흰쌀죽/미음만 먹으라고 한다. 그래서 오뚜기 고시히카리 쌀죽을 6개 사서 2개씩 먹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포카리스웨트 같은 이온음료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1.5리터짜리를 사서 마셨다.
오전/오후 건진마다 쿨프렙산 마시는 방식이 다른데, 오후 건진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다.
1. 06:00~06:30 쿨프렙액 1병 복용 (쿨프렙 A제 1포 + B제 1포 + 생수 500 ml)
2. 06:30~07:00 쿨프렙액 1병 복용
3. 1시간 30분 휴식
4. 8:30~09:00 쿨프렙액 1병 복용
5. 09:00~09:30 쿨프렙액 1병 복용
6. 09:30~10:30 생수 1L 복용
지침이 기관마다 다른데, 건진센터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할 것 같다.
https://youtu.be/dKhOBISMTKY?si=U5bc2YLKvpM9dMcq
다음 영상도 시청할만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wwkrOQJztI4&t=529s
건진센터에서는 1시에 오라고 하긴 했는데, 12시에 도착해서 보니 번호표를 받을 수 있더라. 먼저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모두 수면내시경으로 한다고 했다. (나와는 아직 상관없지만 65세 이상부터는 수면내시경을 잘 안 해준다고 하고) 한 번 수면하지 않고 위내시경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퀘스트 깨듯이 하라는 것 다 하고 마지막에 위내시경/대장내시경을 했는데, 대장내시경을 위한 바지를 입었다. 구멍이 뚫려있고 덮는 부분이 달려있다. 당연하게도 팬티도 입지 못하게 하는데, 대신 큰 상의를 하나 더 입어서 민망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약 주입하자마자 거의 바로 의식을 잃었다.
일어나니까 간호사가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2주 후에 어떤 결과표를 받게 될는지. 나이를 먹으니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곳 투성이다. 운동을 하기 정말 싫어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씩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나저나 간호사들은 처우가 안 좋은 것인지, 아니면 진상 손님을 많이 봐서 그런지, 몇몇 간호사들은 화를 내면서 하더라. 무엇이 문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