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나타내는 다른 방법은 없나요?

우리는 10진법, 컴퓨터는 2진법

우리는 흔히 숫자를 10의 단위로 셉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나이, 연도, 돈이나 건물 층수가 대표적이고, 학번이나 사번과 같은 번호들도 10의 단위로 셉니다. 이 방법은 우리가 열 손가락을 갖고 있으니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우리 일상생활에서 10진법이 아닌 것도 있습니다. 시계가 대표적입니다. 생각해 보면 시계는 12진법과 60진법의 조합입니다. 한국에서는 나이를 나타낼 때 띠동갑이나 환갑과 같은 개념도 쓰이는데, 이들은 각각 12진법과 60진법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옛날 수메르 사람들이 60진법을 썼다고 하며, 바빌로니아 사람들 역시 60진법을 썼습니다. 1년이 대략 360일이어서 60진법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한 손으로 12개를 세는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엄지 손가락을 다른 손가락에 갖다 대는 것이지요. 손가락마다 뼈가 3개 있고 네 손가락이 있으니 12까지 셀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서는 0과 1만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을 것입니다. 이렇게 숫자를 표현하는 방법을 2진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진법에서는 0, 1, 10, 11, 100 순으로 숫자가 커집니다. 10진법으로 바꾸면 0, 1, 2, 3, 4가 되겠지요. 11은 2 곱하기 1 더하기 1 곱하기 1과 같아서 3이 됩니다. 100은 1 곱하기 4 더하기 2 곱하기 0 더하기 1 곱하기 0이 되어서 4가 됩니다.

컴퓨터에서 숫자를 표현하기 위해 16진법도 쓰이는데, 0부터 9까지는 똑같고, 10부터 15까지 알파벳 A부터 F까지 씁니다. 그래서 B A B E를 보면, 16의 세제곱에 B의 숫자인 11을 곱하고, 16의 제곱의 A의 숫자인 10을 곱하고, 16에 11을 곱하고, 1에 E의 숫자인 14를 곱한 것을 다 더한 것과 같습니다. 참고로 X세대 분들과 밀레니얼 세대들은 어렸을 때 Hex 편집기를 써서 저장 데이터를 수정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포토샵을 사용해 본 사람은 색깔도 마찬가지로 표현할 수 있음을 알 것입니다. 0부터 256까지의 숫자를 00부터 FF까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 녹색, 파란색마다 0부터 256까지의 숫자를 가질 수 있다고 하면, 16진법으로는 000000부터 FFFFFF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