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J's Note IX
인플레이션율이 반영하지 못하는 것
1. 그 때 그 시절의 컴퓨터 수업
90년대 초반에 친구따라 컴퓨터 학원에 갔습니다. 지금은 코딩 수업이라고 해서 로보트도 연결해서 가지고 놀고 하던데, 제가 배울 때는 가자마자 GW-BASIC의 print 명령어를 이용해 타자 연습을 하고, 모형자를 가지고 순서도를 그리면서 공부했습니다. 틀리면 사랑의 매가 등장하기도 했구요.
2. 과거의 컴퓨터 스펙
컴퓨터를 배운지 일 년 정도 지났을 때, 부모님께서 큰 맘 먹고 컴퓨터를 사주셨습니다. 그 때 당시 최신식 컴퓨터였는데, 기억나는 스펙만 더듬어 보자면 CPU는 386이었고, 메모리는 2Mb, 하드는 40Mb 였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15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은 이 컴퓨터를 부러워했고, 한 아이는 이 컴퓨터는 평생 쓸 수 있겠다라고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친구의 감탄이 깨어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서울로 전학와서 새로 사긴 친구가 “어스토니시아스토리” 라는 게임을 빌려주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집에 와서 게임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하드 용량이 부족해서 설치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게임들을 지우고 설치를 했습니다. 설치 이후에 실행을 시켰는데, 이번에는 게임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기본 메모리가 부족하다고 에러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래서 여러 배치 파일 등의 환경 설정을 바꿔서 결국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30분 정도 하고 save를 하려고 했는데, 저장공간이 부족합니다 라는 에러 메시지가 뜨더군요. 그 때 정말 허탈함을 느끼며 게임을 지워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3. 물가상승률이 감안하지 못하는 것
요즘은 150만원 정도의 돈이 있으면 제가 가지고 있던 저 고물 컴퓨터보다 훨씬 좋은 컴퓨터를 살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고 조금의 과장을 더하면 그 당시 슈퍼 컴퓨터보다 더 빠른 노트북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이처럼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게 되면 물가 상승률 개념 자체가 다소 달라져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살 수 있으니깐요. (제 기억이 맞다면, NK 모델 안에 기술 개발을 넣어서 통화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아마 2011년 경에 출판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데이터를 분석함에 있어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집계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보조적인 데이터를 사용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을 해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