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일기 7.

나이테

by Staff J

첫째 아들이 어버이날을 기념해 주겠다고 5월 첫째 주부터 뭐 받고 싶냐고 물었다. 아내는 꽃을, 나는 초코렛을 사달라고 했다.


5월 7일 저녁. 퇴근해 집에 들어가니 첫째가 아빠한테 보여줄게 있다면서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내 씩씩 거리면서 나와서 동생한테 뭐라고 한다.


"너, 이거 니가 그랬어!!!"


멀리서 보니 초코렛 포장이 살짝 뜯겨 있었다. 둘째는 자기가 하나 먹었다고 한다. 보통 첫째에게 물어보고 먹는데, 그날따라 너무 먹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나서 둘째가 이실직고를 한 번 더 했다.


"그 옆에 있는 통에 들은 초코렛도 내가 뜯어서 하나 먹었어."


첫째는 들어가서 옆에 있던 초코렛 통도 뜯겨진 걸 확인하더니 다시 나와서 혼내겠다고 하고, 둘째는 도망가고,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가고...


어버이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눈 비비면서 선물증정식을 가졌다. 사진 찍게 내복을 갈아입자고 하니 그건 또 싫단다. 어쨌든 이미 누군가 베어 먹은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무는 추운 날씨와 더운 날씨를 거치면서 나이테가 생기고, 나뭇가지에도 역시 나이테가 생긴다. 이 아이들에게 나이테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시절만 경험하게 해 줄 수는 없겠지만, 자기만의 나이테를 잘 만들어갈 수 있게 도와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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