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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유념하다

250312 프리라이팅

제시어 : 파편

by 유념

안녕. 그렇게 안녕.


담담히 건네는 인사와는 다르게 심장은 마치 깨진 유리를 밟은 듯 아려온다. 어쩌면 그보다 더 고통스러울지도. 삼장에 박힌 수많은 파편들은 제 자리인 양 깊숙이 박혀 영원히 그곳에 있을 것이다. 어쩌다 스치기라도 하면 쓰라리고 그렇다고 빼내려 하면 오히려 더 들어가 버릴 것이다. 그저 무시해야만 할 뿐이다. 이런 고통 속에 던져진 나를 두고 너는 어떨지 모르겠다. 웃을까? 울까? 아니면 지나가는 한순간의 감정이었을 뿐이라고 치부하며 가볍게 넘길까? 어찌 됐건 너도 나만큼, 아니 사실 나보다는 조금 더, 그러니까 아주 조금 더 아팠으면 좋겠다. 눈을 가린 채 너에게 넘겨버린 사랑이 너무 커서 그것을 채우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그 시간만큼은 아프기를 바라. 아니면 그보다 좀 더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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