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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는파랑새 Mar 22. 2023

'자기 검열' , 안돼!

나래랑 꽁냥꽁냥

딸이 뒤늦게 스마트폰 사진을 방출했다.

그중 한 컷을 가져온다.

지난겨울 방학 중 가족 여행으로 갔던 보라카이 여행 중 한 컷이다.


세계 3대 해변 중에 한 곳.

적어도 이곳에서 자신을 드러내려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왔어야 다.

그것이 '예의'다. '공중도덕'이다.(^^)


나라고, 이런저런 '자기 검열'의 시간이 없었을까.

주눅 들지 않았을까.


그래 '용기'를 냈다.

소위, '보라카이 해변'에서 누웠다.

누구들처럼, '선탠'을 위해서.

'그들처럼' 한가롭게 해변의 시간을 누리고 싶어서.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나 보다.

딸이 한 컷, 니, 사실은 몇 컷을 찍었다.

그 사진들 중 일부를 방출했다.

'사실관계'를 드러내고 싶었나 보다.


"아빠, 이건 아니지 않아."

"아빠, 사실, 아빠 누워 있을 때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더라."

"하하하"

"아빠, 진짜로 사람들이 '신기하게' 보고 가더라."

"하하하."


"그래?"


그리고 속으로 대답한 나의 답변.


"그래. 아빠도 알아. 그래서 용기를 낸 거야. 누구나 자신의 몸은 소중해. 우리는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해. 그게 인권이야.


아빠의 몸도 그래. 타인의 로 평가받을 이유도 없어. 아빠가 그들의 눈길을 의식할 필요도 없어. 아빠의 몸은 지금, 보라카이 해변의 뜨거운 태양을 만나고 싶거든."


나의 정당한 답변은, 아무래도 딸에게는 '옹색한 변명'으로 들릴 것이 뻔했다.

무엇인가 억울함이 있지만 속으로만 답변을  삭힐 수밖에 없었다.


능청스럽게, 아니 궁지에서 모면하려고 애써 태연하게 웃었다.


"하하하"


딸의 그 '하하하' 웃음이 못내 서운했지만, 난 꼼짝할 수 없었다.


사실, 그랬다.

내가 고등학생이었던 어느 날.

동네 골목에서 차를 손수 청소(세차)하는 어느 아저씨를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어떤 '다짐'을 했었다.

"내가 '아저씨'가 되었을 때, 나는 절대로 저렇게 '배 나온 아저씨'가 되지 않을 테야."라고.


그런데, 인생은 '인과응보'다.

십 대 시절 나의 다짐은 잠시 '신기루'였을 뿐이었다. 지금 내가, 그때 봤던 '배 나온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내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

'다, 내 탓이오'라고 할 뿐.


딸, 그래도 할 말있다.


"어찌 됐던, 나는 나대로 존재하고, 나는 나대로 '선'할 권한이 있거든. 그러니까, 딸 신경 꺼줘."


"다들, 신경 꺼줘!"


속으로 속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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