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만세

나의 아침

한창 꿈을 꾸느라 바쁘다. 순간 딸이 내가 자는 방으로 들어오며 소리 지른다. 

"엄마! 일어나! 일어나!"

그러면서 내 팔베개를 하고 눕는다. 나는 다시 잔다. 또 딸이 소리 지른다. 언제 내 팔베개를 풀고 방 밖으로 나간건지 또 방으로 들어 온다. 또 내 팔베개를 하고 내 옆에 눕는다. 나는 또 잔다. 딸이 소리 지른다. "일어나! 오빠가 일어나래!" 휴대폰 시계 확인하니 7시 44분이다. 아들이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는 시간이다. 

겨우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했다. 냄비에 국이 있는지 냄비 뚜껑을 열어 확인한다. 국을 데우려 불을 킨다. 곧바로 밥을 그릇에 푼다. 밥 위에 살짝 따뜻해진 국을 끼얹는다. 식탁에 아들, 딸의 국을 말은 밥을 놓고 "애들아 밥먹어라!" 외친 뒤, 갈아입을 아들 옷과 딸 옷을 분주히 서랍에서 찾아 내 거실 바닥에 던져 놓는다. 그리고 곧바로 부엌으로 향해 두 개의 텀블러에 물을 반씩 담아 애들 가방에 넣는다. 그리고 화장대에서 빗과 머리끈을 꺼내서 밥을 천천히 먹는 딸의 뒤로 가 딸의 머리를 내 쪽으로 끌어 당긴다. 오늘은 특별히 양갈래로 묶어 준다. 

애 아빠는 미숫가루를 마시면서 아들에게 나랑 같이 학교 가려면 일찍 준비해~라고 말한다. 나는 속으로 아싸 한다. 아들과 딸은 아빠와 가기 위해 급하게 밥을 먹고 서둘러 양치질을 한다.

자, 이제 나는 할게 없다. 얌전히 소파에 앉아 다들 나가길 기다린다. 

오늘 할 일을 위해 다들 현관 밖으로 나가면 이제 나는 자유다! 

오늘 무엇을 할 것인지는 그날 그날 자유로이 정해진다. 

역시, 애들 학교 갈 준비는 평소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내가 그나마 일찍 일어나게 되는 원동력이다. 

그 원동력으로 나의 아침시간은 길어진다. 

길어진 아침 시간으로 나의 자유시간을 누리는 것은 덤이다. 

오늘은 집안 청소하고 걸으러 밖에 나왔다. 덥다..왜 나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