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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Dec 24. 2024

싹싸이와만 그리고 쿠스코에서 조심해야 할 한 가지

Cusco #3 

쿠스코는 잉카제국의 수도인만큼 도시 주변에 관광 포인트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꼭 가야 할 한 곳만 추천해 주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내 대답은 싹싸이와만이다. 


싹싸이와만은 쿠스코 북쪽 외곽에 있는 요새로 해발 3,700m에 위치해 있다. 이 단지는 15세기에 잉카인에 의해 건설되었고 최근에는 3만 년 이상 된 글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싹싸이와만은 1983년에 쿠스코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함께 지정되었다. 


고대 잉카의 수도 쿠스코는 옛날에는 퓨마 모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싹싸이와만은 신성한 동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퓨마의 머리였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웅장한 3단 지그재그 요새는 퓨마의 이빨 부분으로 공격자가 공격할 때 측면을 노출하도록 만드는 매우 효과정인 방어 메커니즘을 형성했고, 1536년 이 요새는 스페인과 잉카 제국의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 출처: aboutcusco.com


싹싸이와만에 사용된 돌은 접착제 없이도 퍼즐처럼 들어맞고 종이 한 장도 끼울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맞춰져 있다. 높이가 최대 8.5m이고 무게가 거의 300톤에 달하는 돌이 있으며 오늘날에도 그렇게 큰 바위를 어떻게 이곳까지 옮겼는지는 미스터리라고 한다. 


이곳은 전문가들에 의해 지금도 계속 연구되고 있으며 미국의 데릭 커닝햄은 요새의 디자인을 분석하고 싹싸이와만 벽의 신비한 지그재그는 달, 태양, 행성의 천문적 정렬에 대한 고대 지식을 보여준다고 결론을 내렸단다. 너무 많은 미스터리를 갖고 있는 이곳, 쿠스코에서 꼭 방문해야 할 한 군데를 고르라면 바로 싹싸이와만이다.  


22개의 3단 지그재그 성벽은 공격자가 측면을 노출할 수밖에 없도록 디자인되어, 이곳을 최고의 요새로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마추픽추 마을 Aguas Calientes에서 산 모자는, 마추픽추에서도 또 싹싸이와만에서도 강렬한 태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었다.


이제 쿠스코에서 주의해야 할 한 가지를 나누고 싶다. 이름하여 "Photo Trap"

비록 많은 돈을 빼앗기진 않았지만, 이런 불쾌한 순간이 하루의 기분을 망치고, 또 페루 현지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할 수 있기에 이곳에 남겨본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쿠스코 Square (Armas Plaza) 주변에는 전통 잉카옷을 입은 여성들이 돌아다닌다. 그들은 특히 귀여운 아기양이나 아가알파카를 안고 다니며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관심 있어 보이는 관광객이 있으면 그들은 "사진 찍을래" 라면서 아기양을 안긴다. 그리고 함께 포즈를 취해 주기도 한다.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건 공짜는 아닐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고 조그만 돈을 건넨다. 그러면 그들은 그때부터 사납게 변하며 관광객들이 준 돈이 충분치 않다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든다. 그리고 더 많은 돈을 줄 때까지 계속 뒤를 따라온다. 


우리의 경우는 앞서 걷는 여인들의 귀여운 아기양을 뒤에서 인숙이가 사진에 담았다. 그러자 아줌마 두 명이 돌아서며 사진 찍을래 하고 물었고 절대 공짜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how much라고 물었다. 그녀들은 웃으며 너희들이 주고 싶은 대로 주라고 얘기했다. 우리는 3-4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내 지갑에 있는 동전들을 모으니 10 솔이 있어서 아줌마중 한 명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라시아스 인사하며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나에게 직접 돈을 건네받지 않은 아줌마가 뒤에서 왜 나에게는 돈을 안 주냐며 큰 소리를 지르며 따라왔다. 이게 바로 그들의 전형적이 수법이다. 깜짝 놀란 인숙이가 지갑을 뒤적거렸고, 나는 인숙이에게 돈을 더 주지 말라고 얘기했다. 화가 난 나는 아줌마보다 더 큰 소리로 따졌다. 서슬 퍼렇던 여인들은 꼬리를 내리고 사라졌다. 하루종일 불쾌한 감정이 가지질 않았고 이 에피소드는 페루 여행의 유일한 쓴맛을 남겼다.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쿠스코 여행자들이 조심해야 할 여행 팁 중 하나로 photo trap이 여행후기에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Photo trap의 victom이 되지 말라는 먼저 여행자들의 조언이었다.  


이때까지만도 기분 괜찮았다. 


다음날 Square에 나가 이런 사람들을 눈여겨보니 수법은 비슷했다. 앞으로 어떤 불쾌한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관광객은 귀여운 아기양을 안고 사진을 찍고, 그리고 지폐 돈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돈을 건네받은 현지인은 돈이 적다 생각하면 돈을 더 받아낼 때까지 관광객들을 계속해서 따라갔다.   


백인여성 두 명에게 한건 올린 후 자리를 뜨는 아줌마들. 백인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20 솔, 함께 사진 찍은 친구도 20 솔을 줬단다. 

사실 10 솔 20 솔, 절대 큰돈이 아니지만, 관광객들이 알고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다가와 사진을 찍게 한 후에 사납게 변하는 현지인들, 그래도 이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면 미리 금액을 정확히 (per person) 얘기한 후 사진을 찍어야 한다. 


쿠스코의 가장 멋진 원탑 관광지인 싹사이와만의 짧은 소개와, 뒤통수 맞았던 불쾌한 경험의 긴 이야기를 함께 이번 스토리에 올리며, 여전히 쓴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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