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일 읽고 쓰고 달립니다.

달려본 자만이 안다.

by 맨부커

달려본 자만이 안다.

이 벅찬 기쁨을.

이 세상이 축복이라는 것을.

내가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라는 것을.


살면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죽도록 술을 마셔도,

피가 나도록 몸을 씻어도,

밤새 떠들고 놀아도,


그건

잠깐,

몸의 외피만 식힐 뿐이었다.

내 안은 여전히

무언가에 갇혀 있었다.


그런 나에게,

삶의 위대한 순간은 우연처럼 다가왔다.

그저 한 걸음이

두 걸음이 되었고,

어느새 나는

풀코스를 도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토록 갈망하던

해갈(解渴)이

비로소 일어난다는 것을.


달리는 동안

내 안의 묶여 있던 찌꺼기들이

속 시원히 날아갔다.

머릿속이 뻥 뚫렸다.


창조된다.

발산된다.

공명한다.

연결된다.

찬란하다.

기쁨이다.

열린다.


달리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이 너무 강렬해서

잠깐 멈추어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것의 감정들을

모든 분들 느껴보시라고

퇴고 없이 올립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