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유산: 유머 감각
어느 날, 저녁밥을 먹을 때였어
막내 남동생이 벌러덩 드러눕더니
뒤축을 구르며 울기 시작했어
남동생이 밥을 먹다가 밥 아래에
작은 사기 접시가 엎어져 있는걸 본거야
늘 밥을 많이 달라는 남동생에게
어머니가 장난을 치신거지
내가 기억하는 한 어머니의 장난기를 본 건
그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
내가 중학교 올라갈 무렵부터 자주 아프셨어
어머니는 약한 육체를 감당하느라
유머감각을 발휘할 여력이 없었을거야
나도 조금 비슷해
유머감각도 있고 장난기도 있는데
거의 발휘를 못하며 살았어
말을 하는 직업이 에너지를 고갈시켰거든
다른 직업이면 조금 나았을거야
이제 은퇴가 일 년 남았는데
은퇴 후가 기대가 돼
에너지가 남으면
남편도 웃기고 아들도 웃기고 지인들도 웃기며
나도 많이 웃을거야
어머니가 물려준 유머감각을 최대한 발휘하며
어머니께 영광을 돌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