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타킴 Mar 28. 2023

메타버스, 이젠 가망이 없어

We’re in the endgame now.

메타버스 시대가 저물었다고 합니다. 챗GPT의 등장과 수많은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생성으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는 테크 계에서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와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도 2023년에 접어들며 전세가 역전되어 버렸습니다. CES2023에서 MWC2023까지의 흐름만 보아도 2022년에 비해 ‘메타버스’라는 워딩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메타버스? 그거 사기 아니야? 난 안 믿어” 


라고 말하던 제 친구의 말처럼 메타버스라는 워딩과 개념 자체는 정말 허상에 가까울까요? 그 척도의 양 끝을 실체와 허상으로 두고 본다면 네 맞습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여준 중구난방의 마케팅과 혼란스러운 플랫폼들에 근거하자면 허상에 가깝죠. 

"뭐야 메타버스 망했나?"


아뇨, 저는 이 척도의 앞뒤를 바꾸겠습니다. 그리고 이 척도의 끝을 원에서 화살표로 바꾸겠습니다. 이제 메타킴의 메타버스 척도가 완성되었습니다.

네 우리는 실체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윤곽은 명확히 드러나고 있죠. 오늘은 그 희망과 힌트의 조각들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슬프게도 아직도 메타버스의 개념 자체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테크 뉴스레터에서도 메타버스의 개념, 정의가 아직까지도 모호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는 메타버스 관련 글에서 마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공간 인터넷’이다 라구요. 메타버스를 투자의 대상, 마케팅 흐름으로만 보니 막 파헤치고 싶고 분석하고 싶어 지겠지만 아쉽게도 메타버스는 대단한 게 아닙니다. 그냥 인터넷의 공간 버전일 뿐이죠. 우리가 보는 2D 인터넷의 모든 서비스를 가상공간에서 누리게 되는 것, 그게 메타버스입니다. 


네 이게 메타버스의 현주소입니다. 저와 여러분,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준비하고 상상하는 메타버스 시대는 반드시 옵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우리의 기술 발전 단계는 메타버스 시대로 가기 위해 매우 순항 중이죠. 




"근거가 뭔데?"


여러분이 상상하는 메타버스 세상은 어떤 그림이었나요? 혹시 ‘레디 플레이어원’이었나요? 레디 플레이어원의 메타버스 세상을 예로 들어보자면, 어떤 기술과 어떤 하드웨어가 필요할까요. 영화 속 두 장면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레디플레이어원 영화 속 메타버스 접속 장면. 출처:SF Studios/Warner


영화 속 주인공은 ‘메타버스 Full set’를 착용하고 가상세계로 접속합니다. 이 풀세트를 대략적으로 살펴보자면 HMD , 글러브, 트레드밀 정도가 되겠습니다. 




1. HMD기기 

MWC 2023에서 Nuvia Neovision을 착용 중인 관람객. 출처:cena.com

두 말할 필요가 없죠? 이번 MWC2023에서 화웨이, 오포, ZTE 등 다수의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XR기기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아직 시제품 수준이지만요. 물론, 최근 구글과 애플이 AR글라스 출시를 포기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중화, 상용화되기에는 가격적인 문제와 함께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그리고 즐길 콘텐츠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VR보다 AR이 훨씬 우리 생활에 밀접해있기에 우선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VR 게임을 즐기는 기술 수준이 가장 적합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아래에 다룰 ‘메타버스 월드’와 같은 놀거리가 선행되어야 AR글라스는 다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수많은 시도를 통해 증명되었듯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XR글라스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죠.



2. 햅틱 글러브

Haptic Metaverse Gloves 착용 모습. 사진 출처:AI실크

CES 2023에서 제 이목을 집중시킨 메타버스 하드웨어는 일본의 웨어러블 테크 스타트업 ‘AI실크’의 ‘햅틱 메타버스 글러브’였습니다. ‘디지털 촉감’이라고 불리는 햅틱 기술을 바탕으로 메타버스에서의 모든 촉감을 그대로 내 글러브를 통해 전달해 주는 기술이죠. 이 햅틱글러브는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메타버스의 미래를 보여줄 때, 영상을 통해 메타의 햅틱 글러브인 ‘오큘러스 글러브’ 시연 영상을 함께 공개했죠. VR기기를 착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양손에 들고 하는 컨트롤러의 역할을 글러브가 대신하게 된다고 하니 햅틱 글러브는 메타버스 세상에 엄청난 자유도를 선사하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3. 전방위 트레드밀

Omni 360 Treadmills by Virtuix. 사진 출처: XR today

제가 생각하는 핵심 하드웨어는 바로 이 전방위 트레드밀입니다. 제가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VR의 큰 문제는 이동성에 있습니다. 메타버스 내에서 한계 없는 월드를 경험하려면 공간의 제약이 없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한계가 매우 크죠.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어발식 이동방법, 체어형 하드웨어, 전방위 트레드밀 같은 방법을 채택해 오곤 했습니다. 2022년 코엑스에서 열린 메타버스 엑스포를 방문했을 때 체험해 본 ISP사의 INFINADECK는 잠시나마 레디 플레이어원의 세상을 떠오르게 했지만 이내 가격표와 무게를 보고 아직 메타버스 세상은 멀었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유튜브를 통해 Virtuix 사의 360 옴니 전방위 트레드밀(Omni Directional Treadmil)은 다시금 희망의 불씨를 살려주었는데요. 작은 반경의 기계 내에서 360도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메타버스 월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VR 게임의 한계를 단번에 극복하게 했죠. 상용화, 대중화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우리에게 메타버스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키가 되었습니다.


자 여러분이 보시기에 메타버스로의 하드웨어 기술 발전은 메타킴 척도상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요? 아직 멀었다고 생각 드시나요? 물론, 기기간 호환, 연결성, 확장성 그리고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그래도 순항 중이라는 말에 공감이 가시나요?




하드웨어만 갖춰지면 되나요? 아니죠, 하드웨어는 메타버스 세상으로의 열쇠이자 문일 뿐입니다. 그럼 공간이 있어야겠죠? 예상하셨겠지만 공간이 바로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혹은 메타버스 콘텐츠가 되겠죠. 


아쉽게도 제가 그리는 메타버스의 미래는 ‘현실이 시궁창이 되지 않는 이상’ 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상이 아닌 현실을 벗어나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콘텐츠 공간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잠시나마 우리에게 비대면 시대를 선사했듯이 인류에게 큰 위협이 있지 않고서야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현실을 떠날 이유는 부족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얕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3D로 가상현실화된 실감형 게임, 쇼핑, 엔터 등등의 서비스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당장이라도 VR게임 콘텐츠를 한 번 체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별다른 설득이 필요 없거든요. 


영화 레디플레이어원 속 메타버스 월드 '오아시스'

자, 다시 돌아와서 ‘레디 플레이어원’ 속 메타버스 세상입니다. 아바타와 메타버스 월드, 화폐 거래 그리고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는 NPC 같은 AI휴먼도 존재하네요. 




1. 아바타와 메타버스 월드

현재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월드)

메타버스 월드보다는 플랫폼이라는 말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현재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춘추전국시대를 넘어 ‘혼돈의 카오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인정하는 ‘메타버스’라고 하는 플랫폼이 있을까 싶기도 하죠. 각자가 꿈꾸고 이해하는 메타버스의 정의가 다르게 때문입니다. 물론, 레디 플레이어원처럼 단 하나의 기업이 메타버스 월드를 통제한다면 독점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의 문제부터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이슈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메타버스 월드를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은 로블록스, 제페토, 호라이즌 월드 등의 대형 플랫폼이 이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 화폐 거래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사진 출처: Marca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토큰이라는 말로 화폐거래는 설명을 더 드릴 필요가 없겠죠? 메타버스 세상이 일상과 연결되려면 커머스 결제 기능은 필수요소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체험의 영역에 머무를 수밖에 없죠. 그러니 현재의 메타버스는 소통, 몰입, 놀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3. AI휴먼

23년 1월 데뷔한 메타휴먼 걸그룸 메이브(MAVE:). 사진 출처: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마찬가지로 두말할 필요가 없죠. 애매하게 입만 움직이는 2D 휴먼부터,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한 망자 살려내기에서 현재의 AI휴먼 아이돌의 등장까지 AI휴먼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삶에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더군다나 생성형 AI의 역습으로 우리는 현재 메타버스 < 생성형 AI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상상해 보셨나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탑재한 메타버스 상의  AI휴먼을요. 여기에 제가 가장 경계하는 망자 살려내기 콘텐츠까지 합세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AI휴먼은 그만큼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깝게 다가와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메타버스 세상으로 우리는 순항 중이라는 것에 동의하시나요? 메타버스라는 비즈니스 용어가, 마케팅 용어가, 주식 투자 종목이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공간 인터넷’은 지금도 순항 중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그 상상 속에서 기술 발전 흐름을 즐기시면 됩니다. 


우린 이제 가망이 없어(X) > 우린 이제 마지막 단계야(O)


Metaverse “We’re in the end game now” 

감사합니다. 메타버스 김프로였습니다. 

이전 15화 제발 ‘메타버스’에 집착하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