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속 트롱프뢰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밤하늘은 마음을 그린다.
by
휴사
Mar 15. 2023
아래로
낮과 지면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밤하늘에서 별과 별이 서로 공명하는 순간을 지켜본 적이 있다.
어느 때부턴가 둘은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약간의 거리감이 있는 편이 좋다는 듯
근원모를 감정을 땅바닥에 떨궈 그토록 애매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저 동시에 미소를 품는 것에 만족하였다.
그에게서 등을 돌렸지만 뭐가 그리 아쉬운지
낮으로 훌쩍
떠나지 못하는
그녀, 초승달
마치 하늘이란 도화지에 온점을 찍은 듯 자그마한 감정만을 남겼지만 잊지 못할 그때를
작게 찍어놓고 누군가와 마찬가지로 뒤 돌아 있는
그, 온별
그런 식으로 매번 멀어지는 듯해도 아직은 겨우겨우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
그 어떤 거성들도 서로를 저리 묶지 않았는데
어째서 같은 빛을 머금어 서로를 놓지 못하였는가.
정홍빛을
머금었던 그날의 새벽에는 그리도 가까워져
서로의 숨결을 음미하는 것이 눈에 생생히 아른거렸을
정도로 애틋했었
잖아?
저녁하늘에 내 심상 속의 외침을 떨궜지만 가닿을 리가 없다.
내 발 밑의 이
좌표에서의 그 둘이
떠있는 하늘은
내
마음속에서 마치 연인처럼
가깝게만
느껴지게 하는 아름다운 하늘이지만
하늘을 넘은 우주의 공간감이란 결코 둘을 함께 두지 않는
머나먼 거리이다.
둘은 그렇게 같은 빛깔의 시선만을 흘리며 하늘 속에서 외로이 존재하게 될까
.
저 별들은 지구
위의 내 외침이 들리지도 않을 테지만
글을 적음으로써 그 소리는 광활한 형태를 취하겠지?
누구보다 가까워 보이지만 실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인연을 가진
별과 달은 미술 세계에서의
트롱프뢰유가 그러하듯 시선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실은 그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내가 그윽한 사랑이라 생각했던 것이 실은 빗나간 초점의 응시라는 사실을
앞선 글의 내용처럼 아무리 서술해 봐도 끝끝내
인정하지
못하겠다.
예술은 할 수 있지만 삶은 살지
못할 거라는 누군가의
말이 오늘따라 크게 들리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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