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희망이었지만,현실은 달랐다"
어느 날, 컴컴한 방에서 혼자 앉아 있었다.
몸은 지쳤고, 마음은 이미 제자리로 돌아올 힘을 잃은 지 오래였다.
그때, 정말 불현듯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클라리넷 학원을… 해보면 어떨까?’
사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겨우겨우 연주를 이어가며 버티든지, 아니면 클라리넷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었다.
그 생각을 오래 붙잡고 있을 여유조차 내겐 없었다.
그래서 당장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다.
“엄마… 저 클라리넷 학원 하면 어떨까요?”
“클라리넷 학원…?”
“네.”
“클라리넷으로 학원을 하면… 잘 안 되지 않을까?”
“…….”
짧은 대화였지만,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나도, 어머니도 알고 있었다.
이 길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
“엄마 생각엔… 그냥 오케스트라 하면서 개인레슨 조금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저도 그러면 좋겠는데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손이 잘 안 움직여요.”
“그래? 그럼 조금 더 생각해보자.”
“…네.”
방으로 돌아오자 눈물이 쏟아졌다.
왜 이렇게 내 인생이 꼬였을까.
내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 날 밤, 나는 결국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막막함과 불안 속에서,
그냥 조용히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