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겨울방학과 크론병
2021년 1월, 겨울 방학이 시작되면서 나는 친구를 사귀는 일 보다 공부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친구 사귀는 일처럼 공부도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질 않았다. 이 때의 나는 '뭐라도 좀 해야 할텐데 아무 것도 못하는 내가 너무 싫다'며 공부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나를 질책했다. 지금에서야 다시 되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최선을 다해 공부했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의 나는 공부 목표를 너무 높은 곳에 설정해놓고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그렇게 1월의 나는 계속해서 목표만큼 공부하기를 실패하면서 점점 지쳐갔다.
그리고 2월에는 갑자기 온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몸살, 오한, 두통 등 여러가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심해지던 것이 바로 치질이었다. 치질이 참기 힘들어질 정도로 심해지자 나는 대형 병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나의 상태를 보신 후에 치질보다 더 큰 병이 원인일 수 있으니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일주일 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고, 결과는 충격적이게도 '크론병'이라는 생소한 병이었다. 사실 나는 이전부터 잠에 들려고 할 때 마다 배가 아파서 무슨 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큰 병일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병이 치료도 힘든 난치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병원에 다녀온 이후, 나의 배는 계속해서 너무 아팠고 나는 배가 아픈 힘든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공부를 했다. 하지만 목표를 너무 높게 세운 나였기에 배아픔 속에서의 공부를 목표에 한참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배아픔 속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새 학기를 맞았다.
바람 부는 겨울 밤
추위를 몰고 온 바람 앞에서
추워 떨어도
옷을 더 껴입을 마음이 없었다
추위를 맨몸으로 버텨
너무 추워 못 참겠을 때에도
계속 버티면 나아지던 밤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병 걸려 죽을 것 같았고
모르는 사이에 이미 병들어 죽어가고 있었다
추위 앞에서 병들어가던 내 몸
쉬어야 함에도 견디고만 있었던 내 몸
이젠 추위와 싸우다 지쳐버린
내 몸을 어찌할꼬
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