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San Gimignano
피렌체를 떠나 본격적으로 토스카나 여행을 시작했다. 초여름의 토스카나 풍경은 차에서 보기에도 아름답고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좋았다. 하지만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들은 대부분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캠핑카를 두고 한참을 걸어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언덕 위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탑들이 솟아 있어 멀리서는 마치 요새처럼 보이는 산지미냐노(San Gimignano)에 도착한 날은 정말 무더운 날이었다.
나흘째 씻지도 못하고 더위와 피로에 시달렸던 터라, 언덕 아래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데 시작부터 이미 힘들어 죽을 것 같았다. 시선을 들기가 힘들 정도로 햇빛이 강했다. 피로가 쌓인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고 며칠 동안 땀에 찌든 몸은 찝찝하고.. 엘바 섬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실컷 봤으니 이제 도시와 마을 구경을 하기로 같이 결정한 거지만, 날씨가 생각보다 일찍 더워진 데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건 봐야 해’라는 생각이 더해져 언젠가부터 우리 여행의 취지에 맞지 않게 너무 강행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책 발간 예정으로 이하 내용은 삭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