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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 Aug 17. 2023

여름의 신호

신호는 간단하다


음식을 넘길 수 없다

피부와 사지가 거추장스럽다

열린 옷장이라든지 복도 끝 따위가 두렵다

어느 저녁 불현듯 맥박이 백이 넘다가 땀이 맺힌다


공교롭게도 이런 신호는 여름이 오는 신호라

따스한 햇살이 머리카락을 스칠 때면

나는 더욱 불안해져 그늘 속으로 침잠한다


가장 해가 긴 계절에 나의 밤이 길어지는 건

삶이 준비한 모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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