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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 Oct 06. 2023

가라앉다 떠오르는

내 키를 훌쩍 넘어 쭉 뻗은 손에서 하늘만큼

그 만큼 아래로 아래로 파인 곳에 가득 찬 물


눈 감고 어둠 속 떠다니며

헤엄치듯 뒤척이던 밤은 사라지는 법이 없다

퉁퉁 불어터진 마음은 얼굴을 잃고 떠오른다

누가 나를 물에 빠뜨렸나 왜 나는 여기에 있나


왜 물을 들이쉴 때면 아래로 가라앉나

물 찬 허파가 그리도 무거웠을까

물이라도 들이쉬지 못할 때쯤에 뒤늦게 떠오른다

떠오른 등판 밑에는 열 길 바다

살갗이 물 먹으면 다시 추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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