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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쿠알라룸푸르 여행 - (7)

키자니아

by 요미
자, 영어 듣기 시간이다!


그랩을 타고 1Utama 몰을 성공적으로 다녀오고 자신감이 생겨 바로 키자니아를 가기로 했다. 1Utama 몰 근처에 있어서 가는 시간, 그랩 비용이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미리 전날 예약을 하고 얼굴 사진을 등록해 놨다. 공식 홈페이지와 클룩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하길 추천.


KL 키자니아 테마파크

Curve Nx, 18, Jalan PJU 7/5, Mutiara Damansara, 47810 Petaling Jaya, Selangor, 말레이시아

https://www.kidzania.com.my​​



건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에어아시아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예약 확인 후 키조를 받아서 한 층 더 위로 올라가 얼굴인식기를 통과한 후 입장하면 된다. 우리는 평일 오전에 갔는데, 이날은 학교에서 단체로 견학을 와서 북적북적했다. 그러나 원하는 체험을 못할 정도는 또 아니어서 우리나라처럼 엄마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다음 코스를 알아볼 필요도 없이 아이가 원하는 걸 여유롭게 거의 다 하고 왔다.

쿠알라룸푸르 키자니아의 좋은 점 또 하나. 바로 영어다. 모든 걸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영어를 집중해서 듣게 된다. 아무리 우리가 여행을 다닌다 하지만, 아이가 즐겁고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이 되는 경험을 한다면 엄마로서 욕심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장 먼저 한 체험은 클라이밍이다. 전날 배웠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치는 뚜. 클라이밍을 보자마자 줄을 섰다. 다른 오빠들과 함께 건물을 여러 차례 오르내린 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왔다.


이곳 키자니아엔 우리나라에 없는 브랜드, 체험들이 있어서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눈빛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신나게 다니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지났다. 뭔가 먹어야 하지 않을까 다니다 발견한 아이스크림 가게 체험!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브랜드다. 그런데 하필 이 체험은 따로 현금 결제를 해야 했다. 어쩐지 체험자가 아무도 없더라니... 뚜의 눈빛에 결국 결제를 해주고 혼자 들어가 체험을 했다. 아이스크림을 컵에 골라 담고, 토핑을 올려 나오는 뚜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 선생님이 천천히 발음을 해주셔서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좋아, 이거면 됐어. 우리는 옆 의자에 나란히 앉아 블루베리맛 아이스크림을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뚜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곳은 바로 아이돌&모델 체험. 이때 한창 아이돌 댄스에 빠져있을 때였다.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시기가 왔는지 모두가 설레는 표정으로 입장했다. 꼬마 친구들부터 언니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돌 꿈나무들이 차례대로 의상을 입고 포즈를 배웠다. 작은 공연장이 있어서 보호자 앞에서 간단히 공연도 선보였다. 무대에 선 아이들 모두가 사랑스러웠다. 아이를 낳고 나서 내가 가장 크게 변한 한 가지가 세상 모든 아이들이 소중하고 예뻐 보인다는 것이다. 아마 다른 부모도 비슷한 마음이겠지. 아이들이 한 명씩 차례로 나올 때마다 모두가 힘껏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개인적으로 키자니아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이 혼자 수업을 들을 때였다. 선생님과 1:1 영어 과외를 하는 기분이랄까. 특히 전기 회사 체험 선생님이 친절하게 뚜와 눈을 마주치며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옆동네에 출장 수리를 나가 전봇대를 오르내릴 때도 섬세하게 챙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아마 쿠알라룸푸르 키자니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체험은 티라이브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키자니아에 없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여긴 미리 예약을 해놔야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린 점심 먹기 전 예약을 해놓고 나오기 전 마지막 체험으로 티라이브를 들어갔다. 티라이브는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국민 가게라 불리는 밀크티 브랜드이다. 앞치마와 위생커버를 쓰고 들어가서 설명을 듣고, 밀크티를 넣은 셰이커를 마구 흔들어 컵에 담아 나왔다. 밀크티를 썩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유명한 곳답게 맛있더라.


체험을 8개 정도 했나, 뚜도 살짝 지쳐하는 것 같기에, 더 이상 아쉽지 않다는 확답을 듣고 나왔다. 키자니아 주변에도 구경거리가 많아 보였지만 너무 어두워지면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애매해질 것 같아 바로 그랩을 불러 숙소로 왔다.




저녁, 매일같이 아빠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 뚜. 오늘 했던 일을 재잘재잘 설명해 주며 아빠를 찾는다. 나는 뚜와 함께 하고 모든 걸 눈에 담고 있지만, 실시간 사진과 뚜의 후기를 듣는 남편이 얼마나 아쉬울까 싶었다. 역시 오늘도 다짐한다.

다음에 꼭 남편도 함께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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