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사인스, 수리아몰
우리 이 정도면
적응 완료 같은데?
Petronas Twin Tower, Level 4, Kuala Lumpur City Centre, 50088 Kuala Lumpur, 말레이시아
수리아몰에 처음 구경 왔을 당시 꼭 가보자 했던 과학관 탐방을 했다. 쿠알라룸푸르에 아이와 여행 올 때 꼭 한 번은 들른다는 유명한 곳이다. 우리는 미리 이틀 전 입장권과 에너지캡슐 체험을 예매해 놨는데, 막상 가보니 (수요일 평일 기준) 현장 구매도 여유롭게 가능했다.
제일 먼저 에너지캡슐을 탔는데 이게 금방 매진된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길래 기대를 했었다. 입장권을 보여주고 들어가 보니 검은색 캡슐 형태의 기구를 타고 천천히 나아가며 과학의 과거부터 미래까지에 이르는 영상을 관람하는 체험이었다. 이름만 보고 상상하던 것과는 달랐지만 볼만한 영상과 분위기 있는 조명, 캡슐의 다양한 움직임 덕에 꽤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영어로 설명이 나오는데 어렵지 않아서 뚜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에너지 캡슐로 분위기를 충분히 달군(?) 후, 본격적인 과학관 탐방을 시작했다. 과학관은 듣던 대로 규모가 매우 컸다. 안에 관람객이 많은데도 치이지 않고, 체험마다 대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넓었다. 뚜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꼼꼼하게 봤다. 거의 다 보는데 4시간은 걸린 것 같다.
천문, 물리, 공룡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전시 체험이 있고, 우리나라의 과학관과 또 다른 새로운 내용이 많아서 아이와 갈만한 가치가 있었다. 과학관 중간쯤에는 쉬어가는 느낌으로 어린이용 미끄럼틀이 있는데, 보자기를 치마처럼 입고 빠르게 내려오는 방식이라 뚜가 여러 번 탈 정도로 매우 신나 했다.
과학관 출구 쪽엔 우리나라처럼 기념품샵이 있는데, 과학관 굿즈뿐만 아니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기념품도 많이 있다. 뚜도 한참을 신중히 구경하다 트윈타워 마그넷과 랜덤 조개 장난감을 샀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여행을 기념할 만한 상품들이 많아서 선물용을 사기에도 괜찮아 보였다.
Lot 420- 421 Level 4, Madam Kwan's, Petronas Twin Tower, Kuala Lumpur City Centre, 50088 Kuala Lumpur, Wilayah Persekutuan Kuala Lumpur, 말레이시아
식당 정보를 검색할 때 거의 무조건 나오는 곳이 마담콴스였다. 입간판에 있는 할머니가 마담 콴 여사님인 것 같다. (말레이시아의 백종원이라 생각하면 된단다.) 나시르막부터 면요리, 빙수, 커피까지 거의 모든 음식이 다 있고 qr코드로 주문을 받는다. 우린 싱가포르에서 못 먹었던 사테와 내가 좋아하는 팟타이를 주문했다. 사테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두 가지가 나왔는데, 닭고기는 치킨에 카레가루를 섞은 맛, 돼지고기는 갈비 양념에 카레가루를 섞은 듯한 맛이 났다. 전부 우리가 알고 있는 맛이라서, 또 우린 배고픈 상황이었기에 맛있게 먹었다. 팟타이와 음료까지 먹어보니, 전체적으로 향신료가 덜 세서 아이도 먹기 좋았다.
수리아몰을 찬찬히 구경하다 숙소로 향하는 길, 여러 제과점에 들러 디저트를 구경했다. 판단잎을 이용한 색다른 빵과 디저트가 있어 흥미로웠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디저트 가격과 비교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다. 디저트 러버인 나는 홀린 듯이 쟁반에 달달구리들을 담았다. 이만큼을 담아도 우리 돈 만원이 되지 않았다. 디저트 한가득에 아이스라테까지 사서 숙소로 돌아오니 새삼 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맛은 우리나라 수제 디저트보다는 덜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먹는 빵이라는 자체로도 특별했다.
빵을 먹으며 내일은 뭐 할까 뚜랑 상의를 하다가 키자니아를 가기로 했다. 영어로 진행되는 키자니아는 어떨까. 홈페이지에 들어가 예매를 하고 미리 얼굴 사진을 찍어 등록을 했다. 키자니아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지도를 보고 그랩 비용도 대충 확인했다.
그런데 문득, 우리가 쿠알라룸푸르에서 관광과 생활을 같이 하는 게 적응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체험 예약도 금방 잘 해내고, 여전히 못하는 영어이지만 자주 보다 보니 대충 눈에 익는다. 이때 들었던 생각이 왜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가 유명한지 알 것 같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수영장 딸린 집, 많은 어학원과 국제학교들이 있다. 너무 더워서 밖에 못 나간다면 쇼핑몰이나 실내 관광 체험을 하며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직접 와보니 아이와 함께 생활하기 편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한 달 여행을 선택한 것에 조금도 후회가 없지만, 만약에 한 달 살기를 왔어도 충분히 재미있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