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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짐, 우리의 길 - 나를 지키는 거리두기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

by 노멀휴먼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사람에게 지치는 순간이 찾아온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감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엔 마음이 점점 닳아가는 걸 느꼈다.

그때서야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는 직장에서 하루의 절반 이상을 사람들과 함께 보낸다.

업무보다 더 힘든 건, 인간관계 속에서 감정을 조율하는 일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관계의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한때 모든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게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불편한 사람과도 웃으며 대화했고,

때로는 내 감정을 숨기며 맞춰주었다.

하지만 그 결과, 가장 힘들어진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나를 지키는 거리두기’는 단절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이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에너지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이건 이기적인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버티기 위한 전략이다.


직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

늘 불만이 가득한 사람,

그리고 남의 노력을 가로채는 사람도 있다.

그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건 회피가 아니라 자기 보호이다.


나도 예전에 그런 사람들과 맞서보려 했다.

하지만 싸움이 끝난 뒤에는 허무함만 남았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 게 답이다’라는 걸 그때 배웠다.


거리 두기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엔 외로웠다.

이전엔 자주 연락하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고요함이 평화로 바뀌었다.


관계를 유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아무에게나 쓰면 결국 내 마음만 고갈된다.

그래서 나는 이제 ‘누구에게 시간을 쓸 것인가’를 더 신중히 결정한다.


거리 두기의 첫걸음은 ‘내 마음을 읽는 것’이다.

불편한 감정이 드는 순간,

그 이유를 솔직히 바라봐야 한다.

그 감정이 반복된다면,

더 이상 그 관계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


사람들은 종종 ‘너무 예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민함은 감정의 안테나이자,

스스로를 보호하는 경계선이다.

그 선을 무시할수록 자신이 무너진다.


거리 두기는 냉정함이 아니라 균형이다.

필요할 땐 다가서고,

피곤할 땐 물러서는 지혜가 중요하다.

그 중간지점에서 관계는 오히려 건강하게 유지된다.


나는 이제 무리한 부탁에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어렵습니다’라는 한 문장이 나를 살린다.

이 단순한 말이 내 삶의 질을 바꾸었다.


한때는 거절하면 관계가 깨질까 두려웠다.

하지만 진짜 인연은 거절 하나로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내 의사를 분명히 할수록 관계는 더 명확해진다.


직장은 작은 사회이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감정보다 원칙이 필요하다.

그 원칙이 나를 지탱해 주는 뿌리이다.


거리를 둔다고 해서 냉담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게 된다.

감정의 소모 없이 진심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며

다시 다가가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예전의 패턴은 금세 반복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관계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거리를 둔다는 건, 포기하는 게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다.

모든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키는 거리 두기는 결국 ‘자존감의 다른 이름’이다.

내가 나를 존중할수록, 타인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이건 관계의 기술이자 삶의 태도이다.


이제 나는 마음이 불편한 관계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억지로 맞춰주던 과거의 나는 이제 없다.

대신, 진심이 통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


직장생활은 끝없는 인간관계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선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결국 나를 지키는 일이, 가장 현명한 생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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