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냐 마음이냐의 고민
퇴사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늘 돈이었다.
수입이 끊길까 두려워 머릿속이 무거워졌다.
경제적 불안은
결정을 지연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나는 안정적인 월급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다.
정해진 날짜에 들어오는 돈은
마음의 안전벨트 같은 역할을 했다.
그 벨트를 풀어버리면 삶이 흔들릴 것 같아 두려웠다.
그렇다고 마음의 자유를 외면할 수도 없었다.
일이 삶을 잠식하고 감정이 닳아가는 순간을 여러 번 경험했다.
그때마다 ‘이대로 버티는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경제적 불안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을까’라는
존재적 질문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질문은 나를 불안하게도 하고,
동시에 성장시키기도 했다.
나는 돈 걱정 때문에 퇴사를 미룬 적이 많았다.
퇴사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이유는
능력 부족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 두려움을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주변 사람들은 늘 현실을 강조했다.
“버티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은
나를 붙잡아두는 족쇄가 되었다.
그러나 그 현실이 내 마음을
얼마나 소모시키는지는 누구도 몰랐다.
돈만을 선택하면 마음은 조용히 고통을 호소한다.
안정의 이름으로 스스로를 억누르면
후회가 더 깊게 찾아온다.
나는 그 후회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배워왔다.
반대로 마음만을 선택하는 것도 위험했다.
계획 없이 퇴사하면
감정적 자유는 오래가지 않는다.
경제적 압박이 다시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필요한 것은 균형이었다.
경제적 준비와 감정적 해방 사이의 거리를 조절하는 일이다.
나는 그 균형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실험과 실패를 반복했다.
어느 날,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돈을 위해 감정을 포기하는 것이 정말 현명한가?”라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은 내 마음의 우선순위를 재정렬하는 계기가 되었다.
돈은 삶의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종종 도구에 지배된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감정적 자유는 생각보다 큰 가치였다.
불안에서 벗어나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 마음을 억누를수록
내 삶의 빛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경제적 준비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았다.
한동안 지출 패턴을 점검하고,
비상자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정의 선택은 준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힘을 가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퇴사는 결국 ‘준비된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었다.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돈과 마음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완성되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숫자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지출표와 예산을 보는 일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자립의 표시처럼 느껴졌다.
이 변화는 경제적 불안이
감정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도록 만들어주었다.
주변의 시선도 더 이상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퇴사는 각자의 삶과 타이밍이 있는 개인적 사건이었다.
그 누구도 나의 의사결정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제적 불안과 감정적 자유는 늘 충돌한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의 적이 아니라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동반자이다.
그 균형을 찾는 과정이 곧 성장이었다.
나는 두려움 속에서도 나만의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다.
‘돈 때문에 버티지 않는다’와
‘감정 때문에 무모해지지 않는다’는 기준이었다.
이 기준이 흔들리던 나를 지지하는 토대가 되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의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였다.
마음의 평온과 경제적 안정은 모두 필요한 요소였다.
둘 중 하나를 버리는 선택이 아니라
함께 조율하는 선택이 필요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 균형을 연습하며 살아간다.
경제적 불안과 감정적 자유 사이에서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를 점검한다.
이 여정은 완성된 정답이 아니라
나를 지켜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