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믿음

피할수 없다면 신중하게 선택하자

by 노멀휴먼

나는 배신을 두려워한다.


그것은 내게 가장 쓰라린 상처를 남기는

경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친구라 믿었던 사람이

내 험담을 하고 다니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직장에서 동료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가 내가 필요할 때는 외면했을 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난다고 말했을 때,

나는 배신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꼈다.


오랜 친구라고 믿었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에게 늘 솔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우리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내며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하지만 어느 날, 다른 친구로부터

그가 내 험담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사실이 아니길 바랐지만,

그의 반복되는 행동과 침묵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 사건은 나를 크게 흔들었다.


믿음이 깨진다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로 나는 누군가를 신뢰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직장에서의 경험도 다르지 않았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는 누구에게나 잘 보이고 싶었고,

회사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


회사 선배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고,

업무를 대신 처리하며

밤늦게까지 남아야 할 때도 있었다.

때로는 내가 맡은 업무 외의 일을 떠맡기도 했지만,

팀워크를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정작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땐,

그 선배는 아무렇지 않게 내 요청을 무시했다.

그 순간 느꼈던 배신감과 허탈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내가 이렇게 노력했던 게 무슨 의미였을까?"

그때 느꼈던 자괴감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나는 이런 경험을 통해

관계에서의 기대와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배신의 고통은

단지 상대방의 행동 때문만이 아니라,

내가 그들에게 가졌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마음을 열었던 만큼,

상처도 더 깊게 남았다.

믿음이 크면 클수록,

배신의 충격도 그만큼 컸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관계를

두려워하며 닫아둘 수는 없었다.

배신을 경험한 뒤,

나는 사람들을 더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었고,

어떤 관계는 조금 더 천천히 다가가게 되었다.


하지만 관계를 아예 피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배신이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일임을 받아들였다.

이제는 배신의 고통이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할지를 알려주는

소중한 교훈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여전히 두려움은 있지만,

나는 관계를 맺는다.

왜냐하면 배신의 가능성을 안고서도

사람들과 연결되는 순간들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되어간다.


나는 아직도 누군가를 신뢰하는 일이 쉽지 않다.

때로는 가까워지는 것 자체가 두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얻는

작은 기쁨과 연결의 순간들이,

결국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 손을 내밀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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