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웃음의 가치

인생이란 요리에 유머 한 스푼 추가하기

by 노멀휴먼

나는 유머 감각이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편이다.


왜냐하면 너무 진지한 성격이라,

상황을 분석하는 데 온 신경을 써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농담을 했다가

분위기를 망치는 건 아닐지,
괜히 어색한 말을 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지,
머릿속에서만 끊임없이 계산하고 망설인다.


그래서 나에게 유머는 늘 먼 산처럼 느껴졌다.
웃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막상 시도하면 어딘가 어색하고 삐걱거렸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은 미소 대신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속으로 고개를 숙이며 자책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도

이런 모습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회의 중에는 무조건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눌렸고,
업무 실수 하나에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


상사의 한 마디에 지나치게 민감해졌고,
내 안에서 작은 실수 하나도 큰 잘못처럼 느껴졌다.
모든 것이 너무 심각했다.


나를 둘러싼 공기는 늘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모습은 단조롭고 딱딱하게 굳어져 갔고,
동료들과의 대화도 격식만 남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가 다가와 웃으며 내게 말했다.

“처음엔 다 그래. 우리도 신입 때는 정말 비참했지.
상사 앞에 서면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입을 뻐끔뻐끔했어.

올챙이처럼 말이야.
뭔가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엉뚱한 결과물 내놓고는
‘이게 왜 이래?’ 하며 혼났던 기억밖에 없어.”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선배의 말이 그대로 그려졌다.
꼬물거리며 움직이는 올챙이 같은 모습이 떠오르고,
어느새 피식 웃음이 번졌다.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선배들에게도
그런 초보 시절이 있었다니.
그 모습이 상상되면서 묘한 위로가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조금씩 달라졌다.
업무를 할 때마다 긴장이 밀려올 때면
올챙이를 떠올리며 피식 웃곤 했다.


"뭐, 지금 조금 실수한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업무가 더 잘 풀렸다.


팀원들과 의견이 충돌할 때도


"이렇게 티격태격해도 결국엔 다 잘 해결되겠죠?"


라고 웃으며 한마디 던지니, 자연스레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종종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유머란 특별한 재능이 아니며,
모두가 힘들어하는 순간,
가벼운 웃음 하나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또한 그 웃음 덕분에

서로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그리고 그 한 발짝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든다.


물론 아직도 나는 유머가 서툴다.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잘 던졌다고 생각한 농담이

의외로 반응이 없을 때도 많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전보다 훨씬 덜 부담스럽다.
조금 서툴러도,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생겼으니까.
그리고 그 여유가,
내 일과 삶을 훨씬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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