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 한 편
글이 살아 머리에 잔상으로 떠돈다.
살고 싶은 의지.
살 수 없는 상황.
존재가 그저 덩어리가 된다.
존재를 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사람이 괴물이 되고
악마가 된다.
내일을 품을 수 없는 인물의 버거움이 잔상으로 전해져 마음에 새겨졌다.
사람이 사람이어야 할진대
숭고한 의미를 상실한 채 자꾸 활자로만 존재하려 한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지 않았다면
돈이 생명의 가치를 뛰어넘은 지금의 시대는 다른 모습이었을까
희망만은 판도라 상자에 남았다는데
그조차도 인물에는 가혹하다.
죽어서도 사랑하는 여인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영혼.
죽은 자신의 육체를 처연하게 바라보는 존재의 영혼.
비록 내일을 품을 수 없었으나
간절히 살고 싶었던 존재의 울부짖음이 이 밤 판도라 상자 안에 가득할 뿐이다.
*‘구의 증명’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