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우스
나는 무언가를 잘 키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초등학생때도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똑같이 나눠준 씨앗을 떡잎으로 틔워내지 못한건 나뿐이였다.
혼자 살거나 둘이 살때, 움직이진 않아도 생명이 있는 것을 집에 두고 싶어 식물을 키우면 햇볕아래선 타죽었고 바람드는 곳에선 얼어죽었다.
금붕어는 물을 갈아주다 물과 함께 하수구로 떠내려갔고, 거북이는 며칠 집을 비우기에 밥을 넉넉히 주고 떠났는데 사료가 불어 숨막혀 죽어있었다.
어떤해 겨울엔 열대어를 잠시 베란다에 두고 잊어 밤사이 물과함께 얼어붙었다.
정성을 들이면 들이는만큼 무신경하면 무신경한만큼 내 공간안에 들어 온 생명은 꽃을 꺾듯 쉽사리 꺾였던 것이다.
요즘 나는 손바닥크기였던 여린식물을 흡사 작은 나무처럼 무성하게 키워낸다.
무엇이 달라진지 모르겠다.
생명에 대한 대단한 애정이 한켠에 자란것도 아니고 좀 더 부지런해졌다거나 온습도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찾은것도 아닌데 꽃이 자라는지도 몰랐던 식물에서 꽃이 핀다.
글을 쓰고 싶으나 딱히 떠오르는 주제가 없을때 써보라는 듯이
어느순간 발견한 내 삶의 작은 변화일 뿐이다.